<미국 등급전망 상향…시장은 "양적완화가 더 중요">

입력 2013-06-11 10:02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미국 경제 회복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10일(현지시간) 이를 신용등급 전망에 반영했으나 시장은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S&P는 이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상향조정했다.



S&P는 2011년 8월 미국의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70년간 유지했던 국가 신용등급 'AAA'를 'AA+'로 내리면서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달러와 국채에 대한 신뢰를 높여 가던 글로벌금융시장은 강등 당시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서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의 부채 문제를 지원하기로 한 지난해 중반 이후에는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시장에 예전만큼큰 부담이 되지 않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물론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등급 전망 상향을 미국 경제의 회복세, 특히 재정위험의 감소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숀 웨스트 유라시아그룹 미국 국장은 WSJ에 "경제적, 재정적 관점에서 미국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며 "S&P의 조정은 이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의 여러 글로벌 지표와 함께 한국 증시에도 우호적인 환경 조성에 일조할 수 있다는 평가가 먼저 나왔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11일 S&P의 등급 전망 조정을 "올 여름 미국 충격 해소"라고 풀이하면서 "2분기 후반 글로벌 펀더멘털은 상반기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엔저와 미국경제 불안이 완화되는 등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미국 금융시장은 혼란스럽게 반응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0.06%, S&P 500 지수는 0.03% 떨어졌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만 0.13% 상승했다.



달러는 엔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으며,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 14개월 중고점을 찍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일 30년물 미국채 금리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았으며 10년물은 2.20%로 두 번째로 높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채권매입 축소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촉발된 국채매도세가 S&P의 전망 조정으로 지속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호상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라며 "아직은 미국 경제의 회복 국면을 자신하기에 많은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18~19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더주목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 관한 전망이 서로 다른 지표가 나올 때마다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 상태를 우선 평가하는 신용등급의 전망 조정만으로는 경제 회복을 자신할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널뛰는 시장에 방향을 잡아줄 결정적인 변수로 연준이 시중 유동성공급을 언제 축소 또는 중단할지가 꼽힌다.



박희찬·권주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전에는 불확실성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소 높은 변동성을 띠는 가운데 금리는 조금씩 상승세를띨 가능성이 높다"며 "양적완화 축소 이후 시장 변동성 여부는 그 방법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