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극심한 자금난으로 직원 급여와 납품 대금 지급에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신선식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출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경영 정상화의 핵심인 대형마트 부문 매각마저 지연돼 점포 운영과 고용 유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8월분 직원 급여의 50%를 지급하지 못했다. 추석 상여금 역시 구체적인 지급 일정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6일 두 차례에 걸쳐 8월분 급여의 25%씩을 지급했다. 나머지 절반은 여전히 미지급 상태로 남아 있다.
현재 홈플러스의 직원 수는 약 9,000명이다. 월평균 인건비는 23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매출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매달 100억원대의 인건비를 충당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난은 상품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일부 납품업체에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신선식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한우·한돈 50% 할인 행사를 제외하면 주말 고객 유치를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납품 대금 지급 지연으로 상품 확보가 어려워지고, 매장을 찾는 고객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다시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약 100억원의 전기요금과 건강보험료까지 체납하면서 운영자금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자금난을 해소하고 회생·공익채권을 변제하기 위해 대형마트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수·합병(M&A) 협상에도 뚜렷한 진전이 없다.
당초 홈플러스와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0월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별도의 마감 기한을 두지 않고 잠재적 인수 후보와 협의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최근 인수에 관심을 보인 업체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인수 후보나 협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당시에는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확보한 뒤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이 활용됐다. 당시에는 분리 매각을 추진한 지 약 5개월 만에 영업양도계약이 체결됐다.
반면 이번 대형마트 부문 매각은 인수의향서 접수 기한조차 정해지지 않아 협상이 본격화하는 시점과 최종 거래 성사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자금력을 갖춘 인수 후보가 나타나더라도 매각 절차가 장기화하면 점포 운영과 직원 고용에 추가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