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은 이제 그만"…서학개미 일주일새 3조 '폭풍 매수'한 곳

입력 2026-11-07 12:57
수정 2026-11-07 13:03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손이 더 커졌다. 수개월째 힘을 쓰지 못하던 국내 증시가 최근 가파르게 떨어지자, 불과 일주일 동안 사들인 미 주식 규모가 지난 8월 한 달 치 순매수액을 넘어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가 7일 공개한 집계를 보면, 이달 2∼6일(조회일 기준) 서학 개미의 미 주식 매입액은 21억9753만 달러(2조9820억원)였다.

8월 한 달 동안의 순매수 규모인 19억6234만 달러보다 많고, 9월 순매수액 10억128만 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를 넘는다. 지난 10월 한 달간 순매수 규모와 견주면 40%에 이른다.

올해 서학 개미의 흐름을 되짚어 보면 방향이 한 차례 바뀌었다. 정부의 국내 증시 복귀 정책이 함께하던 4월과 5월에는 미 증시에서 각각 4억6893만 달러, 9억3977만 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6월 순매수로 방향을 튼 뒤에는 사들이는 규모를 점차 키워왔고, 지난달 순매수액은 11개월 사이 가장 컸다.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의 투자와 미 증시 투자 사이의 간격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4조2000억원이었다.

이런 흐름에는 코스피의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의 강세장을 이어가지 못한 코스피는 몇 달째 완만하게 내려앉는 흐름을 보였고, 최근에는 급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1500원선을 웃돌던 환율이 1300원대 중반으로 내려오면서 미 증시에 투자하기 유리한 여건이 갖춰진 점도 요인으로 거론된다.

11월 들어 서학 개미의 매수세가 가장 많이 몰린 종목은 '속슬'(SOXL)이다. 미국 반도체 지수의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이 상품에만 16억2525만 달러가 들어가, 전체 순매수액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알파벳은 순매수액이 4억9705만 달러였고, 나스닥100 지수 하루 수익률의 3배를 따라가는 ETF(PROSHARES ULTRAPRO QQQ) 매수액도 2억2022만 달러에 달했다.

미 주식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은 국내 증시의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줄어드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5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8조5338억원이다. 지난달 13일 100조원 아래로 내려간 뒤 한 달 가까이 그 밑에 머물고 있다.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28조7715억원으로 28조원대에 그쳤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