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특검법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범여권 주도로 처리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죄 지우기 법”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특검이 법원의 공소기각 판결 등을 유도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종결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범여권에선 “파견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는 등 일부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野 “공소 취소 우회로 많다”더불어민주당은 공소취소권 조항을 삭제했기 때문에 공소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소청이 특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를 취하하거나 법원이 소를 기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이자 전날 특검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첫 주자로 나선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특검이 조작 기소라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 ‘이재명 피고인’의 변호인이 (판사에게) 공소권 남용을 주장하며 공소 기각을 요청할 것”이라며 “법원도 이를 배척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엔 잘못된 공소는 재판을 끝내버리는 조문이 있다. 박 의원은 “특검 결론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공소청장을 지휘해 공소 취소를 명령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재판 절차가 일시 중지된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재판 중인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사법부에 앞서 먼저 판단하는 것은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민주당·국민의힘·조국혁신당이 후보를 추천해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연 데 이어 주말에는 경복궁 집회 등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검토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화영(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이 대북송금 사건을 다 뒤집어쓰고 혼자 감방에 있을 수 없다고 협박하니 (이 대통령이) 다급해져 특검법 처리를 서두른 것”이라고 말했다.◇파견검사 수사권도 논란범여권에서도 법안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날 SNS에 “특검 수사를 위해 이미 효력을 잃은 구법을 적용하는 것은 위헌·위법 문제를 일으킨다”며 “특검에 파견된 검사가 수사를 주도하면 문제가 있어 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썼다.
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하며 검사의 수사권을 박탈했지만 이번 특검법 부칙 제6조에는 특검과 특검보, 파견 검사의 수사·지휘권에 대해 과거 형사소송법을 적용하는 예외가 있다. 특검에는 공소청에서 20명의 검사가 파견되는데, 이들은 수사·기소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입장과 배치된다. 수사 협조자의 형을 반드시 감경하도록 한 조항, 피의사실 공표 금지에 반해 수사 과정에 대한 언론 브리핑이 허용된 점 등이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임 법무부 장관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무리한 수사가 있던 것은 맞지만 (조작 기소를 밝히기) 쉽지 않다고 본다”며 “크게 흔들었는데 아무것도 안 나오면 또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있겠냐”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실제 대통령에 대한 공소가 취소되면 국민이 누리지 못하는 특혜를 대통령이 누린다는 공세를 받을 수 있다”며 “민심 이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시은/이에스더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