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주 급락에 앤트로픽 IPO도 흔들…"상장 미룰 수도"

입력 2026-11-07 11:02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추가로 낮출 것을 요구하면서 당초 예정된 11월 상장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기관투자자 3곳은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를 추가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가운데 한 투자자는 최근 거론된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가 아닌 1조달러(약 1360조원) 수준이 적정 기업가치라고 주장했다.

다른 투자자들 역시 중간선거 이후 이어진 기술주 급락으로 손실을 입은 기관투자자들에게 AI 분야에 다시 대규모 투자를 권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WSJ는 전했다.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이 다음 주 예정된 투자설명회(로드쇼)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앤트로픽은 다음 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로드쇼를 진행한 뒤 그다음 주 공모가격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업가치를 더 낮춰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이어지면서 상장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미국 증시에서 나타난 AI 관련주 급락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탈환한 데다,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주민투표안이 통과된 점도 앤트로픽의 상장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AI 인프라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아이렌 등의 주가는 지난 한 달 사이 각각 절반가량 하락했다.

S&P1500 지수에 포함된 기술주 가운데 50개가 넘는 종목이 이날 하루에만 10% 이상 떨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의 매도 규모도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나스닥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지난 5일 하루 동안에만 2조5000억달러(약 3400조원) 증발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이 투자자들과 기업가치에 합의하더라도 증시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상장을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앤트로픽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약 47% 증가한 169억6000만달러(약 23조원)를 기록했다. 다만 매출 증가율은 2분기 144%에서 크게 둔화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