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폭로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왜 지금 이재명 민주당이 공소취소용 특검을 급발진시키는 것일까"라며 "공범인 이화영 씨가 나만 죽을 수 없다고 협박하니 특검으로 달래면서 시간이라도 끌어 '이화영의 폭로를 막으려는 임시방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화영이 대북 송금은 이재명 지시라고 폭로하면 재판 재개고 뭐고 이재명 민주당 정권이 즉각 끝장이니까 (그렇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서 "이화영이 '대북 송금 사건의 모든 죄를 다 뒤집어쓰고 혼자 감방에 있을 수 없다'고 협박하니 다급해진 탓에 (조작기소 특검법을) 어쩔 수 없이 그냥 밀어붙이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수사한 검사들의 목을 비틀어 '수사가 잘못됐다'는 강제 자백을 받아내려는, 민주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고 800만달러 대북 송금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징역 7년8개월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그는 자신의 혐의를 "검찰의 조작"이라고 주장했고, 변호인단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가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지난달 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어 "김용 전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대장동 일당은 모두 석방된 상태인데 이 전 부지사만 계속 수감돼 있다"며 "이 전 부지사도 '나를 수년째 방치하고 있어 서운하다'는 취지의 심경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전했다.
또 "이 대통령 측에 여러 통로를 통해 가석방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만 할 뿐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기다리기는 힘들다"고 했다.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려하는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할 때가 되면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호인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 전 부지사는 다음 날 옥중 입장문에서 "변호사가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한 모양"이라며 "진의와 다른 부분이 있어 정정하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다만 김 변호사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경쟁한 정청래 후보를 지지해 반명으로 분류되는 상황이어서, 친명계에서는 이를 '시한폭탄식 협박'으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있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2024년 4월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이던 민주당 중진 A 의원 등과 면회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만나면 안부를 전해달라", "당선자 여러분도 누군가가 이렇게 대속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속은 남의 죄를 대신해 벌을 받거나 속죄한다는 뜻이다.
한편 조작기소 특검법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들어간다. 해당 법안은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 사건 △성남FC 광고·후원 관련 제3자 뇌물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및 동해 선원 북송 관련 사건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 사건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국민의힘은 법안이 통과되면 장외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