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취업 우위는 옛말…학력 무관 초봉 260만원 '통일'한 대기업

입력 2026-11-05 21:09

일본의 한 대기업이 고졸과 대졸 신입사원 초봉 격차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엔 학력보다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게 해당 기업의 설명이다.

5일 뉴스1은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 2일 자 보도를 인용해 기계 부품·공구 제조·공급업체인 미스미그룹 본사가 이달부터 고졸과 대졸, 기졸자 등을 동일한 기준으로 선발하는 새로운 채용제도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미스미그룹이 올해 신설한 '청년 잠재력 채용' 제도는 고졸자부터 대학생, 사회생활 3년 차 정도의 청년까지를 대상으로 하며 연중 상시 지원이 가능하고, 합격자는 내년 4월 이후 연 4차례 마련되는 입사 시기 중 하나를 택해 입사할 수 있다.

미스미그룹은 또 새 채용제도에 근거해 학력과 관계없이 신입사원 초봉을 월 30만 3000엔(한화 약 257만 원)으로 통일하고, 각종 수당과 복리후생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 기업이 이처럼 고졸과 대졸 신입사원 초봉을 동일하게 책정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뉴스1은 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작년 기준 일본 기업들이 신규 채용한 대졸자 월급은 평균 26만 2300엔(한화 약 223만 원)으로, 고졸자 평균 20만 7300엔(한화 약 176만 원)보다 약 26% 많았다. 대졸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는 이른바 '학력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것.

후생성 소관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의 추산 결과를 보면 고졸자와 대졸자의 생애임금 격차도 남성은 4720만 엔(한화 약 4억 원), 여성은 5200만 엔(한화 약 4억 4000만 원)에 달한다.

가토 쓰카사 미스미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젊은 직원들이 담당하던 자료 작성과 정보 수집 업무 대부분을 AI가 할 수 있게 됐다. 신입사원에게 요구되는 업무가 달라졌다"면서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채용제도도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미스미그룹은 채용 방식뿐 아니라 신입사원 평가제도도 개편했다.

기존엔 입사 후 2년간 개인의 성장이나 성과와 관계없이 동일한 처우를 제공했지만, 올해 봄 입사한 직원부턴 첫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이듬해 급여에 차이를 두기로 했다.

닛케이는 "AI 확산으로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이 변화하면서 대졸자가 취업에서 유리한 대우를 받던 기존 관행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