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없던 연구실에 삼성은 대규모 연구비를 지원하고 오랫동안 기다려줬습니다. 그 덕에 몇 년 뒤 연구실 학생들과 함께 창업할 수 있었습니다.”
5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미래기술육성사업 2026 애뉴얼 포럼’에서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김장우 망고부스트 대표(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이같이 회고했다. 삼성의 지원 아래 김 교수가 개발한 데이터처리장치(DPU) 기술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반도체 기업 AMD 등이 파트너사다.
김 교수는 삼성 미래기술 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은 대표적인 연구자다. 미래기술 육성사업은 삼성이 2013년 시작한 과학기술 연구지원 사업이다. 기초과학 난제 해결과 산업기술 혁신이 목표다. 과학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당장 성과가 나지 않아 투자받기 어려운 연구도 장기적으로 지원한다.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 때부터 이어진 기술 중시 경영 철학을 계승한 활동이다.
삼성은 사업 출범 당시 1조5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14년 차인 현재까지 약 1조20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했다. 지원한 연구 과제는 916개, 참여한 연구자는 1만7000여 명이다. 과제를 기반으로 한 기술 창업 사례도 65건 나왔다. 학계에서 개발한 기술을 산업계로 이전하고, 삼성디스플레이 등 관계사와 협업하는 사례도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이날 포럼에서 김 대표를 비롯한 10명을 ‘삼성 미래기술 육성사업 우수 연구자’로 처음 선정했다. 재단이 지원한 연구자 중 기초과학과 소재·정보통신기술(ICT) 부문에서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학계·산업계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연구자들이다. 재단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우수 연구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들에게는 산업계 기술 교류 기회 및 창업 멘토링, 후속 연구 지원 등이 제공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