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좋아할 만하게…" 요즘 기업들 꽂힌 '이것' [테크로그]

입력 2026-11-05 11:09

기업들이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답변에 자사 제품을 등장시키기 위해 웹 콘텐츠를 바꾸고 있다. 검색 결과 상단에 홈페이지를 노출하는 데서 나아가 AI가 제품을 추천하거나 설명할 때 자사 브랜드를 언급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실제 AI 답변에서 브랜드가 언급되는 비율을 높였다는 기업 사례도 나오고 있다.검색 순위 넘어 AI 답변으로…GEO 뭐길래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최근 관심을 두는 마케팅 방식 중 하나는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다. 기존 검색엔진 최적화(SEO)가 구글이나 네이버의 검색 결과에서 홈페이지를 상위에 노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GEO는 생성형 AI의 답변에 기업이나 제품 정보가 활용될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가령 챗GPT에 "월 1만원대 알뜰폰 요금제를 추천해줘"라고 질문하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기존에는 검색 결과에 나온 홈페이지를 소비자가 직접 비교했다면 AI를 이용할 경우 관련 정보를 찾아 정리한 답변을 바로 받아볼 수 있다.

미국 웹사이트 제작 플랫폼 웹플로(Webflow)는 AI 검색에 맞춰 콘텐츠를 수정한 뒤 조사 대상 AI 답변에서 자사 브랜드가 언급되는 비중을 33%에서 64%로 높였다. 전체 신규 가입 중 AI 서비스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의 비중도 4%에서 8%로 증가했다. 웹플로와 협업한 마케팅업체 그래파이트가 지난 1월 공개한 분석 결과다.

웹플로는 이용자가 AI에 묻는 질문을 분석해 웹사이트 제작 도구를 비교하는 콘텐츠를 보강했다. '최고의 웹사이트 제작 도구'처럼 광범위한 질문뿐 아니라 특정 업무나 프로그램에 적합한 도구를 묻는 질문에도 답하도록 내용을 구체화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유튜브 등 외부 채널에서 자사 서비스가 어떻게 언급되는지도 분석했다.

영국 런던의 수상버스 서비스 '우버보트 바이 템스클리퍼스'도 비슷한 방식을 활용했다. 업체명을 모르는 관광객을 겨냥해 '템스강 유람선', '그리니치 보트 여행' 등 일반적인 여행 검색어에 맞춰 웹페이지를 정비했다. 이후 지난해 1~9월 생성형 AI를 통한 홈페이지 방문은 1만4143건, 구매는 354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7152%, 6980%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플러스제로가 지난 3일 알뜰폰 판매사에 GEO 서비스를 6개월간 적용한 결과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에서 고객사의 추천 언급 비율이 30% 이상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자연 검색을 통한 홈페이지 유입도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챗GPT와 제미나이, 네이버 AI 브리핑, 구글 AI 오버뷰 등에서 주요 질문 50개를 대상으로 고객사가 답변에 언급되는 비율을 측정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소비자 후기를 분석하고 제품 설명과 자주 묻는 질문 등을 웹 콘텐츠에 반영했다. 별도 광고 집행 없이 거둔 성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2024년 국제학술대회 'KDD 2024'에서 웹 콘텐츠에 통계와 출처, 인용문 등을 추가하면 생성형 AI 답변에서 콘텐츠 가시성을 최대 40%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적용 분야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있었으며, 연구에서 측정한 가시성은 실제 상품 구매나 매출과는 다른 지표다.

구글은 기존 SEO 강조…챗GPT 추천 기준은GEO로 AI 답변에 등장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플랫폼 사업자들은 기존 검색 원칙과 자체적인 추천 기준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은 공식 가이드에서 생성형 AI 검색에도 기존 SEO 원칙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AI 오버뷰와 AI 모드 역시 기존 검색의 순위 결정 및 품질 평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보를 찾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구글 AI 검색은 하나의 질문을 여러 관련 검색어로 확장하는 '쿼리 팬아웃(query fan-out)' 방식을 활용한다. 복잡한 질문일수록 여러 하위 주제를 동시에 검색하고 관련 웹페이지에서 정보를 모아 답변을 구성하는 것이다.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홈페이지뿐 아니라 블로그와 동영상, 온라인 커뮤니티에 담긴 정보도 활용될 수 있다.

구글은 AI 검색에 노출되기 위해 콘텐츠를 인위적으로 잘게 나누거나 별도의 AI 전용 파일을 만들 필요도 없다고 안내했다. 이용자에게 유용하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특정 순위를 보장하거나 구글 내부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주장하는 외부 서비스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챗GPT 역시 이용자의 질문과 대화 맥락을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한다. 오픈AI에 따르면 챗GPT는 제품 가격과 설명, 후기 등 판매자와 외부 정보업체가 제공하는 자료를 종합해 관련 상품을 선정한다. 광고나 기업과의 제휴 여부는 일반 상품 추천과 구분한다는 원칙이다. 이용자가 제시한 예산과 선호도 등에 따라 추천 상품도 달라질 수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검색 결과에서 자사 홈페이지를 상위에 노출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AI가 제품을 추천할 때 자사 브랜드를 언급하는지도 중요해진 것"이라고 짚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