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끝나나"…美 민주당 압승에 국제유가 8%대 급락

입력 2026-11-05 06:30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자 국제유가가 8% 넘게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원유 공급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7.97달러(8.29%) 내린 배럴당 88.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1월물도 배럴당 94.62달러로 마감했다. 전장 대비 8.98달러(8.67%) 하락한 것으로, 두 유종 모두 약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가 급락의 배경에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자리 하고 있다.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장기화한 이란 전쟁과 물가 상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잃으면서 트럼프 행정부도 기존 전쟁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시장에서는 전쟁이 조기에 마무리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정상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원유 공급의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전쟁 이후 선박 운항에 차질을 빚으며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혀 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밴스 부통령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주요 원인으로 이란 전쟁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지목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백악관 내부에서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역시 전쟁 종식을 위한 압박을 예고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전쟁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중간선거 투표 종료를 앞두고 진행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에 나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