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억원대 금품 수수와 공금 유용 등 의혹을 받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해 9월 수사에 들어간 지 1년여 만이다.
4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따르면 반부패수사대는 전날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공소청은 아직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 회장은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치러진 2024년 1월 전후 농협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던 용역업체 대표에게서 1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당선이 유력하던 강 회장에게 업체 대표가 두 차례 금품을 건네며 사업상 편의를 봐달라고 청탁했는지 조사해왔다.
지난해 5월 장모상 당시 고액 부의금을 받은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강 회장에게 부의금을 낸 농협 조합장 등을 상대로 전달 경위와 직무 관련성, 대가성 여부를 조사했다. 이 의혹에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내부 공금 유용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특별감사 결과에는 강 회장이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농협재단 핵심 간부 A씨를 통해 중앙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 조합원, 임직원에게 제공할 선물과 답례품을 조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답례품과 골프대회 협찬 비용 등으로 약 4억9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 회장은 공금 유용 관여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가 기념품 구매를 지시하거나 공모·방조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강 회장 측은 경찰이 확보한 부의금 명부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법원에 준항고도 제기했다. 준항고는 수사기관의 압수 등 처분에 불복하는 절차다. 이 사건에는 법무법인 광장 소속 경찰 출신 변호사 4명과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1명 등 5명을 선임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