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 3분기 64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3500억원 규모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탈팡(쿠팡 탈퇴)’ 등 여파가 이어져 올해 누적 적자만 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른바 ‘규제형 적자’ 흐름이 1년 내내 이어지면서 물류 인프라 운영과 투자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쿠팡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3분기 매출 99억6200만달러(약 14조2210억원)와 영업손실 4억5000만달러(약 6424억원)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달러 기준) 증가했다.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도 같은 기간 5% 늘었다.
영업손익은 2245억원의 이익을 낸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올해 들어 1분기(3546억원)와 2분기(8350억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8320억원에 달한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누적 영업이익(1조8987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지난 7월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다. 쿠팡은 화재 발생에 따른 재고자산 손실 등 약 3540억원을 3분기 손익에 반영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본업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화재 손실액을 뺀 쿠팡의 3분기 영업적자는 2884억원으로 지난 2분기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6247억원)을 제외한 영업적자(2104억원)보다 손실 폭이 커졌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사고 이후 이탈했다가 아직 복귀하지 않은 소수 고객 집단의 영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배경엔 제조사 상품을 직매입하는 로켓배송이 있다. 쿠팡은 올해 들어 탈팡 고객을 붙잡기 위해 할인 기획전 등으로 마케팅비 집행을 크게 늘렸다. 여기에 CJ제일제당 등 대형 납품사가 하반기 출고 가격을 최대 10% 인상하면서 직매입에 따른 원가 부담도 커졌다. 네이버 등 다른 e커머스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상품이 대폭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전망도 밝지 않다. 4분기에는 쿠팡이츠의 입점 업주에 대한 갑질 등(최혜대우 및 끼워팔기) 혐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부과가 예고돼 있다. 업계에선 최대 25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쿠팡의 올해 연간 영업적자는 종전 사상 최대인 2021년(1조7088억원)을 넘어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앞으로 날아들 과징금 청구서와 규제 등 조치도 산적해 있다. 쿠팡은 지난 8월 공정위의 현장 조사를 사전 통지가 없었다는 이유로 거부한 뒤 수차례에 걸쳐 대규모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쿠팡의 제휴 파트너스 광고와 관련한 조사를 마치고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9월부터 시행되는 납품업체 정산 주기 단축,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배달앱 수수료 규제와 새벽 배송 제한 등도 부담 요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전방위적인 규제형 적자에 시달리면서 본업 비즈니스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며 “지방 배송 물류 인프라 운영과 투자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