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메모리값 뛰자 부품사 '가격 인하' 압박 우려"-하나

입력 2026-11-04 07:38

하나증권은 4일 애플에 대해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부품업체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모듈 업체의 수익성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제품 가격 인상과 비메모리 부품 비용 절감을 통해 메모리 원가 상승을 흡수하겠다는 점을 지속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용 절감 요구가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공급이 비교적 원활하고 중국 업체와 경쟁하는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모듈 업체에 대한 수익성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은 애플 실적에 점차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한 1145억달러, 매출총이익률은 47.9%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다만 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하면 매출총이익률은 46.9% 수준이었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 원가 상승 부담을 비메모리 부품 비용 하락과 기존 재고 효과가 일부 상쇄했으나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이 점차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짚었다.

다음 분기에는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애플은 회계연도 2027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10% 증가하고 매출총이익률은 45~46%를 기록할 것으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관세 환급 영향을 제외하면 전분기 대비 매출총이익률이 140bp(1.4%포인트)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인데 메모리 비용 상승 및 시리(Siri) AI 출시 관련 비용이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응해 제조 구매 약정을 330억달러 늘렸다.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 가격 인상과 다른 부품 비용 절감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모든 부품사가 같은 압박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패키지 기판은 공급 제약과 대체 난이도를 고려할 때 단기적인 판가 압박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향후 애플의 수익성 방어력과 부품사의 고객사 내 협상력에 따른 수익성 차별화가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