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닥스' 입는 당신이라면, 터너의 그림도 좋아하실거에요"[장서우의 하입:hype]

입력 2026-11-04 07:30

“이번 가을·겨울(FW) 시즌에는 얼굴선이 부드러워 보이는 코코아 색상의 상의와 가죽 소재로 된 하의, 목 주변을 감싸는 ‘하이넥’ 스타일의 코트를 꼭 하나씩 장만하시길 추천합니다.”

소녀시대와 성시경, 싸이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스타일링을 전담해 온 국내 최정상급 스타일리스트 서수경이 제안하는 연말 룩은 어떨까. 지난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선 영국 기반 클래식 브랜드 닥스의 신상 컬렉션을 활용한 서수경의 특별한 스타일링 클래스가 열렸다. 닥스의 신상 코트와 니트, 팬츠, 스커트, 부츠, 드레스 등을 몸에 걸친 모델들이 테이블 사이사이를 런웨이처럼 걷는 동안 서수경의 스타일링 팁이 공간의 여백을 채웠다. 참석자들은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기도 하며 닥스라는 브랜드와 함께 호흡했다.

이번 행사는 수도권과 중부권 백화점 내 닥스 매장의 여성 VIP 고객 약 90명만을 위해 마련된 ‘살롱쇼’다. 단순히 신규 컬렉션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서수경 스타일리스트의 스타일링 제안과 함께 정우철 도슨트의 미술 강연을 결합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화가 윌리엄 터너의 작품과 예술 세계를 통해 영국의 문화적 유산을 조명하겠다는 취지였다.

닥스 제품을 ‘풀 장착’한 채 연단에 선 정 도슨트는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를 지키면서도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는 닥스의 정체성은 터너의 예술 세계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133년 역사의 닥스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제품들을 매 시즌 선보이고 있다. 이번 가을·겨울(FW) 시즌에는 이탈리아 로로피아나의 캐시미어로 만든 코트와 니트, 옷감을 뒤집어 양쪽으로 활용할 수 있는 리버시블(reversible) 아우터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된 컬렉션을 내놨다.

올해 들어 닥스는 이번 살롱쇼와 같이 영국 문화를 활용한 체험형 행사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지난 4월엔 ‘애프터눈 티’를 테마로 한 파티를 열었고, 8월에는 남성복 ‘런던 수트’ 런칭을 기념해 스코틀랜드 위스키 브랜드 글렌피딕과 협업한 ‘브리티시 수트 라이프스타일’ 클래스를 마련했다. 서울에서 1차로 열린 살롱쇼는 오는 5일 부산 아난티 앳 코브에서도 영호남권 VIP 고객 약 40명을 대상으로 재현된다.

1983년 한국에 진출한 닥스는 충성 고객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데 브랜딩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작년 10월 신라호텔에서 열린 패션쇼가 신호탄이었다. 12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쇼에서 닥스는 브랜드 재도약을 선언했다.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대적 변화에 맞게 끊임없이 진화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선언이었다. 2021년 닥스에 합류한 버버리 출신 디자이너 루크 구아다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닥스 수입·유통사인 LF 관계자는 “기존 고객이 브랜드에 계속해서 머물게 만드는 ‘리텐션’(retention) 전략의 일환”이라며 “문화를 매개로 닥스와 공감대를 형성한 고객이 ‘락인’(lock-in)을 넘어 ‘스테이인’(stay-in)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LF는 그간 진행해 온 체험형 행사에 대한 고객 반응을 확인한 뒤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기획해 나갈 방침이다.

실제로 닥스 매출은 충성 고객들이 이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본점 등 백화점 내 닥스 매장 중 매출 기준 상위 10곳의 매출은 올해 1~10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상위 10% 고객군의 매출이 브랜드 전체 매출보다 두 배 빠르게 증가했다. 1인당 평균 구매액(객단가)은 같은 기간 15%가량 높아졌다.

윤정희 LF 닥스 사업부장은 “제품의 완성도가 신규 고객을 유입시킨다면, 살롱쇼와 같은 행사로 만들어지는 경험은 재구매로 연결된다”며 “닥스의 헤리티지를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풀어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