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은 일본 여행 시장에서 여행사 패키지와 에어텔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일본을 여러 차례 방문한 'N차 여행객' 관심이 대도시에서 소도시로 확대된 데다 현지 숙박비까지 오르면서다. 접근성과 비용 효율성을 고려해 여행사 상품을 선택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N차 방문객의 관심이 지방 소도시로 확대되면서 패키지와 에어텔 등 여행사 기획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여행사를 찾는 주된 이유는 편의성과 접근성이다. 소도시는 대도시에 비해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부족할 수 있고, 일부 지역은 항공편 선택지도 제한적이다. 특히 전세기를 이용해야 하는 지역은 여행사가 항공편과 현지 일정을 묶어 상품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 개별여행으로 접근하기 쉽지도 않다.
주요 여행사 실적을 보면 하나투어의 3분기 일본 기획상품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의 엔화 가치에 따른 여행 수요가 늘었고, 지방 소도시 등 신규 목적지로의 여행 수요 확산 등을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전체 기획상품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11%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겨울 시즌 예약도 일본에 집중되고 있다. 노랑풍선의 11~12월 패키지 예약 가운데 일본 비중은 50.5%에 달했다. 교원투어는 내년 2월까지 출발하는 겨울 시즌 일본 상품 예약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일본 재방문객 증가와 여행 목적지의 다변화를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방일객의 약 84%는 재방문객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일본을 네 차례 이상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방문객의 관심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대도시를 넘어 지방 소도시로 확대되면서 여행사 상품 수요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셈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전세기 노선은 보통 여행사가 패키지로 기획해 판매하기 때문에 개별 여행으로 예약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인프라 측면에서도 패키지를 통한 방문이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소도시에서 패키지 수요가 우세한 것은 아니다. 교원투어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가 취항하는 마쓰야마 등은 자유여행 상품 수요도 많다. 항공 접근성과 현지 인프라에 따라 여행 방식이 달라지는 셈이다.
현지 숙박비 상승도 여행사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호텔 데이터 분석 업체 STR의 집계를 인용한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9월 일본 호텔 평균 객실단가는 2만657엔(약 17만6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8.8% 상승했다. 도쿄는 2만8276엔(약 24만원)으로 8.4% 올랐다. 반면 오사카는 1만8762엔(약 16만원)으로 19.7% 하락했다. 지난해 엑스포 기간 숙박비가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STR은 내년 봄까지 일본 호텔 객실단가가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최근 일본은 항공료보다 현지 숙박비 부담이 커졌다"며 "역 주변 비즈니스호텔도 1박에 최소 15만~2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교원투어에 따르면 자사 에어텔 등 자유여행 상품 수요는 전년보다 늘었다. 항공사 프로모션을 이용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예약할 때는 에어텔이 조금 더 저렴할 수 있고 편의성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마일리지 적립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LCC는 공식 홈페이지 대신 에어텔을 택해도 무리가 없다고 보는 고객도 많다는 설명이다. 가격에 민감한 20대가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서 여행사 에어텔을 예약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연말까지 일본 여행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겨울 일본 노선 정기편은 최대 운항 횟수 기준으로 지난해 동계보다 주 314회 늘어난다. 연말연시 연휴도 수요를 뒷받침할 요인이다. 올해는 연차 나흘을 사용하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열흘간 쉴 수 있다.
하나투어는 4분기 들어서도 일본 여행 수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교원투어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는 히로시마 상품도 순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826만27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6% 증가했다. 누적 증가율은 상반기 18.6%에서 더 높아졌다. 9월 방일 한국인은 84만2300명으로 25.6% 늘어 9월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JNTO는 추석 연휴와 항공 공급 증가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지난해 추석은 10월이었다.
지난해 연간 방일 한국인은 945만9711명이었다. 올해 1~9월 실적을 고려하면 연간 1000만명까지는 173만7300명이 남았다. 같은 기간 전체 방일객은 중국인 관광객이 55.5% 감소한 영향 등으로 2.9%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방일객 중 한국인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21.5%에서 26.9%로 높아졌다.
일본에서의 소비도 늘었다.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3분기 한국인 여행소비액은 2938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45.8% 증가했다. 1인당 지출액도 11만3959엔으로 13.4% 늘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