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가족이 성희롱했다간…'200만→500만→1000만원' 철퇴

입력 2026-11-03 13:13
수정 2026-11-03 13:38

앞으로 회사 대표나 사업주의 가족이 직장 내 성희롱을 저지른 경우에도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그동안 사업주에게만 부과하던 과태료를 법인 대표자와 사업주·법인 대표자의 친족인 상급자 및 근로자까지 확대한 것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직장인은 회사가 이를 허용하더라도 14일 이내에 서면이나 전자문서로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게 된다. 회사가 허용 여부를 알려주지 않아 출퇴근 시간이나 자녀 돌봄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사장 가족이 성희롱해도 최대 1000만원 과태료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다. 기존에는 직장 내 성희롱 행위 자체에 대한 과태료를 사업주에게만 부과했다. 법인 대표자나 상급자, 일반 근로자가 성희롱을 저지르면 회사 내부 징계 대상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문제는 가해자가 회사 대표거나 사업주의 가족인 경우다. 회사 내부에서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거나 적절한 징계를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으로는 법인 대표자도 성희롱 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 사업주나 법인 대표자의 친족인 상급자·근로자가 성희롱을 한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여기서 친족은 사업주 또는 법인 대표자의 배우자와 4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을 말한다. 다만 해당 사업장에서 상급자나 근로자로 일하는 경우여야 한다.

과태료 기준도 구체화됐다. 사업주나 법인 대표자가 성희롱을 하면 300만원, 사업주·법인 대표자의 친족인 상급자나 근로자가 성희롱을 하면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성희롱을 하거나 2명 이상의 피해자에게 성희롱을 한 경우에는 행위자 구분 없이 500만원이 부과된다. 특히 최근 3년 이내에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람이 다시 성희롱을 하면 1000만원까지 과태료가 올라간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시행령에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친족의 범위와 구체적인 금액을 정했다. 개정 규정은 오는 11월 27일부터 시행된다.◆육아기 단축근무 허용해도 14일 내 알려야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직장인이 회사의 답변을 기다리며 돌봄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문제도 개선된다.

앞으로는 회사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하더라도 신청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서면이나 전자적 방식으로 허용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근로자는 회사의 답변을 확인한 뒤 출퇴근 시간과 자녀 등하원, 어린이집 이용 시간 등을 미리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이 규정 역시 11월 27일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회사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그 사유를 서면으로 통보해야 했지만, 허용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통지 기한이 없었다. 회사가 신청을 받아들였더라도 근로자가 언제부터 어떤 시간에 근무할 수 있는지 확정적으로 안내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줄여 일할 수 있는 제도다. 단축 후 근로시간은 주당 15시간 이상 35시간 이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하루 8시간씩 주 40시간 일하는 직장인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면 주당 근로시간을 30시간으로 줄여 일하는 방식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근로자는 단축근무를 시작하려는 날짜와 근무 시작·종료 시각 등을 적어 회사에 신청하면 된다.◆재취업지원서비스, 50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중장년 직장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재취업지원서비스 대상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재취업지원서비스는 50세 이상 근로자가 비자발적으로 이직할 예정인 경우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사업주는 해당 근로자에게 진로 설계와 취업 알선, 직업훈련 등 재취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상시근로자 1000명 이상 기업이 의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다. 앞으로는 대상 기업이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2027년 7월 1일부터는 50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되고, 2029년 7월 1일부터는 300인 이상 기업까지 확대된다. 대기업 중심이던 재취업 지원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일부로 넓어지는 것이다.

서비스 제공 방식도 다양해진다. 기존에는 사업주가 직접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근로자가 직업훈련 등 정부의 일자리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주가 근로시간을 조정하거나 휴가를 부여하고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예컨대 퇴직을 앞둔 50대 근로자가 재취업을 위해 직업훈련을 받으려는 경우 회사가 교육 일정에 맞춰 근무시간을 조정하거나 교육비를 지원하는 것도 의무 이행 방식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근로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춰 재취업을 준비할 수 있고, 기업은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직접 제공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고령자고용법 시행령 개정안은 202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기업 규모에 따른 의무 대상 확대는 2027년 500인 이상, 2029년 300인 이상 순으로 진행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