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용 "과천 미래 걸린 위기…정부와 당당히 협상"

입력 2026-11-03 10:40

신계용 과천시장이 정부의 법무부 세종 이전과 경마장·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부지 주택공급 계획에 맞서 지역의 요구를 끝까지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신 시장은 정부가 과천의 미래를 좌우할 정책을 지역사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추가 개발에 앞서 기존 공공주택사업의 교통·생활 기반시설부터 확충할 것을 요구했다.

신 시장은 3일 법무부 이전 관련 공청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과천은 지금 최대 현안이자 도시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정책을 정부가 지역사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 시민들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신 시장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단순한 청사 재배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 시장은 "정부 기관 하나가 이전하는 문제로만 볼 수 없다"며 "과천이 어떤 도시로 발전해 나갈 것인지, 도시의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뭘 어떻게 할 건지 협의하고, 뭘 줄 것인지 당당하게 우리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겠다"며 정부와의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신 시장의 발언은 정부의 세종 이전 계획 발표 이후 과천 지역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세종으로 단계 이전하는 내용이다. 다만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두 부처를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한 행복도시법의 개정 시기에 맞춰 이전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


과천시는 법무부에 이어 공수처까지 떠나면 정부과천청사의 행정 기능과 도시의 자족기능이 함께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중앙행정기관이 빠져나간 뒤 남는 청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지역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부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천시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경마장과 방첩사 부지 주택공급 계획의 전면 철회도 다시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29 주택공급 대책에서 두 부지를 통합 개발해 약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미 대규모 공공주택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면 교통 혼잡과 생활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 시장은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과천지구, 주암지구, 갈현지구 등 현재 진행 중인 4개 공공주택사업과 약속된 교통 및 생활 기반시설 조성을 최우선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과천시는 기존 개발사업에 필요한 광역교통망과 생활 기반시설을 먼저 갖춘 뒤 추가 개발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마장과 방첩사 부지 활용 방안 역시 지역의 자족기능과 장기적인 도시 발전 방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민들도 거리로 나서 힘을 보탰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는 과천시민 350여 명이 법무부 세종 이전과 경마장·방첩사 부지 주택공급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정부가 과천의 도시 기능과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법무부 이전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설명하고, 이전 이후의 청사 활용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과천시는 앞서 시민대표 33명과 함께 정부에 반대 의견을 전달해 왔다. 신 시장도 지난달 30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대규모 주택공급과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서울=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