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증권사들이 특정 종목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을 노리고 주가와 거래량을 조직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는 MSCI가 인도네시아 증시 등급 강등을 검토하는 데 중요한 이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블룸버그통신은 인도네시아 증권사 새뮤얼세쿠리타스가 식품 기업 아바디를 MSCI지수에 편입하려고 고객 계좌 및 차명 계좌를 동원해 주가와 거래량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수에 편입되면 대형 해외 기관투자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는 인도네시아에서 ‘MSCI 트레이드’로 불릴 정도로 일반화된 수법으로, 새뮤얼세쿠리타스 외에 다른 증권사도 비슷한 방식으로 주가 띄우기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새뮤얼세쿠리타스는 아바디 주가가 약 7주 새 5000% 넘게 폭등한 것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아바디가 MSCI의 주요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될 것이며 오름세가 이어져 주가 상승률이 5만%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새뮤얼세쿠리타스는 보고서를 공개하기 수주 전부터 아바디 주가와 거래량을 부풀리는 데 관여했다. 이 기간 새뮤얼세쿠리타스를 통한 아바디 주식 매매는 전체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보고서 발표 이틀 뒤 MSCI는 인도네시아가 신흥시장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는 ‘근본적인 투자 적격성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러 트레이더가 특정 주식 가격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협력하는 ‘공조 거래’가 가격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5일부터는 인도네시아 증시를 MSCI 신흥국지수에서 퇴출하고, 두 단계 낮은 독립시장으로 강등하는 방안에 관해 의견을 수렴했다. 보름이 지난 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은 새뮤얼세쿠리타스 소유주에게 과징금 50억루피아(약 3억7000만원)를 부과했다는 사실을 공개했지만 퇴출을 막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