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양파 키우던 밭이었는데…"하루에 40만원도 벌어요" [차이나 워치]

입력 2026-11-03 11:40
수정 2026-11-03 11:58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시 차하얼첨단기술개발구. 감자와 양파를 재배하는 밭 옆으로 거대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줄지어 들어섰다. 낮에는 대형 트럭이 건설 자재를 실어 나르고 밤에는 수십 대의 타워크레인이 불을 밝힌 채 공사를 이어간다.

공사장 주변에는 이동식 식당과 노점상이 빼곡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원과 양떼로 유명했던 도시가 중국의 새로운 AI 산업 중심지로 변하고 있다.
화웨이·알리바바·애플까지 몰렸다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란차부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수서산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동부 지역의 방대한 데이터 처리 수요를 전력과 토지가 풍부한 서부 지역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수도 베이징과 가깝고 연평균 기온이 4.3도로 낮아 데이터센터 냉각에 유리하다는 점이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우란차부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기준 가동 중인 연산능력은 19만페타플롭스(PFLOPS)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이 가운데 AI 연산능력 비중은 95%를 웃돈다.


지금까지 유치한 데이터센터 사업은 109개로 계약된 서버랙은 700만개를 넘어섰다. 화웨이와 알리바바, 애플, 콰이서우 등 중국 안팎의 기술기업들이 연이어 진출했다. 지난 8월에는 중국 엔비전그룹이 축구장 20개에 해당하는 연면적 12만㎡ 규모의 AI 연산 거점인 싱허기지 가동을 발표했다. 전체 단지의 계획 전력용량은 2기가와트(GW)에 달한다.
영하 30도 혹한의 땅이 AI 황금입지로 대규모 투자는 지역경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차이신의 현지 취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공사장 앞에서 이동식 매점을 운영하는 56세 주민 셰후이의 하루 매출은 2000위안(약 40만원)을 웃돈다.

그는 농지가 데이터센터 건설 부지로 수용된 뒤 마을에 있는 방 세 칸을 건설 노동자들에게 임대해 매달 1000위안 이상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건설 경기가 위축되면서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온 사람들도 많다. 허난성 출신 노점상 궈즈하오 가족은 과거 부동산 개발 현장을 따라다녔지만 올해부터 데이터센터 공사장 주변에서 음료와 공구를 판매하고 있다.

안후이성 출신의 한 음식점 운영자는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데이터센터 공사장에서 장사하다 우란차부로 옮겨왔다. 공사장 인근 바쑤무촌에는 외지 노동자들을 위한 식당과 숙박시설이 잇따라 들어섰다.


다만 데이터센터 건설이 장기적인 지역 고용으로 이어질지는 과제다. 시설이 완공되면 대규모 건설 인력 수요는 사라지는 반면 운영 단계에서는 전기설비와 냉각시스템, 통신망 관리 등 전문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지 데이터센터 경비·청소 인력의 월급은 3000~4000위안 수준이다. 시설 운영 전문인력은 월 5000~7000위안을 받을 수 있지만 관련 학력과 기술을 갖춰야 한다.

우란차부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6~2027년 디지털 기술인력 양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인민망에 따르면 우란차부시는 디지털 기술 교육을 552명에게 실시하고 연산산업 관련 전문인력 477명의 기술 자격을 인정했다. 데이터센터 운영인력 650여명을 양성해 관련 기업 취업도 추천했다.

우란차부의 다음 목표는 토큰 수도다. 토큰은 AI가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할 때 처리하는 기본 데이터 단위다. 우란차부시는 2026~2028년 3개년 계획을 통해 데이터 저장과 연산능력 공급에 이어 AI 모델 활용과 토큰 거래 등으로 산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연산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