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500억원 규모 美해군 함정 첫 수주

입력 2026-11-01 18:07
한화가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현지 조선소를 통한 미국 군함 건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이를 계기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미국 법인 한화디펜스USA가 지난달 30일 선박관리업체 토트서비스와 미 해군 중형 상륙함(LSM) 1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2억6900만달러(약 3575억원)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필리조선소가 건조를 담당한다. 건조는 내년 4분기에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3척을 추가로 건조하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이 모두 행사되면 한화의 건조 물량은 총 4척으로 늘어난다.

중형 상륙함은 해병대 병력과 장비, 보급품 등을 해안과 도서 지역으로 수송하기 위한 함정이다. 섬이 많고 수심이 얕은 서태평양에서 중국의 군사력 확대에 대응할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길이는 100m, 폭은 16m다. 선박 자체 무게인 경하중량은 약 2687t이다. 항속거리는 약 7400㎞다.

이번 계약은 미국 선박관리업체 토트서비스를 통해 이뤄졌다. 미 해군이 개별 조선소와 직접 계약하는 대신 전문업체에 건조 계약부터 인도까지 관리를 맡기는 구조다. 토트서비스는 경쟁 절차를 거쳐 안전과 품질, 납기 실적 등을 평가해 한화를 건조 사업자로 선정했다. 필리조선소는 앞서 토트서비스가 관리한 미 해사청의 국가안보 다목적선 4척을 건조해 인도했다.

한화는 2024년 12월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미국 해양방위산업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지난 3월에는 한화디펜스USA와 필리조선소가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했다. 7월에는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과 연계된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 건조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로 미 해군 함정 설계에 이어 건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후속 수주 기회도 열려 있다. 미 해군은 중형 상륙함을 총 35척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7월 토트서비스와 22억달러 규모 계약을 맺고 최대 8척의 중형 상륙함 건조 관리를 맡겼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마스가 협력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대표는 “일정과 예산에 맞춰 함정을 인도할 수 있도록 토트서비스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잠수함의 핵심 장비인 ‘워터램 방식 수평발사장치’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수평발사장치는 잠수함 내부에서 어뢰 등 주요 무장을 바다로 밀어 발사하는 잠수함의 핵심 장치다. 워터램 방식은 수압을 이용해 발사체를 밀어내는 최신 기술이다. 회사 측은 이번 개발을 통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오던 장비를 국산 기술로 대체해 비용 절감과 납기 단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준영 기자 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