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필요한 건 사람"…故 최불암의 41년 나눔의 길

입력 2026-10-30 19:11
수정 2026-10-30 19:23


배우 최불암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생전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며 꾸준히 이어온 봉사와 후원 활동이 재조명되고 있다.

30일 초록우산에 따르면 고인은 1985년 전국후원회장으로 위촉된 이후 41년간 국내외 아동복지 현장을 다니며 어린이를 지원하고 나눔의 가치를 알렸다. 고인과 초록우산은 1981년 드라마 '전원일기' 촬영 당시 아역 배우와 맺은 인연에서 비롯됐다. 이후 드라마 출연진과 단체 결연 후원을 시작하며 연예계에 아동 후원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고인은 해외 아동 지원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2007년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2014년 우간다, 2015년 케냐 등 아프리카 오지를 직접 찾아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품에 안으며 해외 아동 지원의 필요성을 알렸다. 국내에 아동복지 자원이 부족하던 1990년대에는 미주와 유럽 지역을 방문해 현지 해외후원회를 구성하는 데도 힘썼다. 초록우산은 "고인의 열정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8개국에 25개 해외후원회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했다.

위기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활동도 펼쳤다. 2012년에는 이들의 자존감 회복과 건강한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사단법인 '제로캠프'를 설립했다.

2015년 전국후원회장 위촉 30주년 기념식에서는 "나 혼자만 행복해지는 건 결코 상상할 수 없고, 어린이들을 또 하나의 '나'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정한 봉사는 비 맞고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며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라고 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고인은 '국민 아버지'로 연기를 통해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을 비추며 따뜻한 마음으로 소외된 이들을 먼저 생각했다"며 "평소 방송에서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는 말을 해왔고, 마지막까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았다"고 추모했다.

이어 "평생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서 우리 사회가 아동의 삶과 행복에 주목하고 관심을 둘 수 있도록 앞장서며 헌신해온 고인의 의지와 활동을 깊이 애도하며 그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고인의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빌딩 1층에는 별도 추모공간이 조성됐다. 추모 공간은 다음달 2일 낮 12시까지 운영된다.

발인은 다음달 2일 오전 7시40분이며, 이후 장지로 향하기 전 초록우산 재단 본부를 들를 계획이다. 고인은 생전에 사후에 재단을 방문해달라는 뜻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