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이 줄어 비수기를 앞둔 관광업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제선 운항편이 40% 가까이 늘었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다 수요가 많은 중화권 노선이 확대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1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26년 동계기간(10월25일~내년 3월27일)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수는 주 2948편(편도 기준)으로 지난해 동계보다 3% 줄었다. 직전 하계 스케줄과 비교하면 3.8% 감소했다.
국내선 축소는 제주도가 우려해 온 부분이다. 도는 지난 8월 국내선 항공좌석 감소가 내국인 관광객과 관광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공급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항공사에 동계 국내선 운항편과 공급좌석 유지를 요청하고 이달에는 국토교통부를 찾아 도민 항공이동권 문제를 건의했다. 그런데도 국내선 운항이 다시 줄어든 것이다.
국제선은 사정이 다르다. 동계 국제선 운항편수는 주 486편으로 전년 동계 대비 39.3%, 직전 하계 운항 스케줄 대비 9% 늘었다. 직항 노선도 25개로 확대됐다.
중국 노선에서는 양저우, 스자좡을 잇는 직항 노선이 운항을 시작했다. 춘추항공은 지난 25일부터 스자좡 노선을 주 2회(수·일), 26일부터 양저우 노선을 주 4회(월·화·목·토) 운항하고 있다. 칭다오항공은 27일부터 칭다오 노선 운항을 1년 만에 주 2회(화·토)로 재개했다.
기존 노선 증편도 이어진다. 다음 달 16일부터는 마카오 노선이 기존 주 3회 심야 운항에서 이용하기 편한 낮 시간대 매일 운항으로 확대된다. 광저우 노선은 춘추항공이 지난 27일부터 주 2회에서 주 4회로 증편한 데 이어, 12월 17일부터는 중국남방항공이 10년 만에 주 3회 운항을 재개해 두 항공사를 합쳐 주 7회 운항하게 된다.
홍콩 노선은 낮 시간대 매일 1편이 추가돼 하루 3회 운항하며, 대한항공의 도쿄(나리타) 노선은 주 4회에서 주 5회로 1회 증편된다. 싱가포르 노선도 기존 주 10회에서 하루 2회(주 14회)로 확대된다.
실제로 제주 관광의 성장을 이끄는 건 '외국인'이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10월28일) 누적 방문객은 1160만31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37만4435명)보다 2% 늘었다. 이 가운데 내국인은 939만4549명으로 0.5% 줄었지만, 외국인은 220만8626명으로 14.4% 증가했다.
이번 국제선 확대가 중화권에 집중됐다는 점도 기대를 키운다. 운항이 시작되거나 늘어난 8개 노선 가운데 6개가 중국과 홍콩, 마카오 노선이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70%에 달했다.
현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외국인 투숙 비중은 올해 8월 89%, 9월 91%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면서 숙소 객실 점유 비중도 커지는 추세"라며 "이번 노선 확대로 운항 시간대까지 다양해져 관광객 편의성이 높아지는 만큼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