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쫓아내려고 불냈다" 부글부글…구룡마을에 무슨 일이 [이송렬의 부동산한입]

입력 2026-11-01 16:00
수정 2026-11-01 16:10
한 주간 쏟아진 부동산 소식 가운데 놓치기 아까운 이슈를 다시 꺼내 살펴봅니다. 정책과 통계에 담긴 의미부터 실수요자에게 미칠 영향까지 한입 크기로 정리합니다. [편집자주]
이번주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무거운 소식은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을 덮친 대형 화재였습니다. 일부 주민은 불을 피해 마을을 떠나면 재개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대피소로 향하지 않았습니다. 경찰과 소방은 지난달 30일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정밀감식에 들어갔습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외곽의 온도 차가 벌어졌고, 전세시장에서는 가격 상승과 함께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는 계약이 늘었습니다."우릴 쫓아내려 불냈다"…구룡마을에 반복된 화마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불은 12시간49분 만인 28일 오전 4시39분께 완전히 꺼졌습니다. 2지구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주변으로 번지면서 2만8000㎡와 가건물 약 99가구가 피해를 봤습니다. 서울시의 임시 거주 지원 대상은 91가구 12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구룡마을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9년 이후 20차례 넘는 불이 발생했습니다. 2014년에는 주민 1명이 숨졌고 2023년에는 주택 약 60가구가 타 주민 50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지난 1월에도 129가구 181명이 거처를 잃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발생한 화재만 이번까지 6차례입니다.

합판과 비닐 등 불에 잘 타는 자재로 지은 가건물이 밀집한 데다 노후 배선과 LPG 가스통, 연탄 등이 뒤섞여 있어 작은 불도 빠르게 번질 수 있습니다. 좁은 골목과 소방용수 부족도 진화를 어렵게 합니다. 서울시는 2002년부터 구룡마을을 화재예방강화지구로 관리했지만 대형 화재가 반복됐습니다.

일부 주민은 대피소로 이동하지 않고 마을 주변에 남았습니다. 현장에서는 "우리를 쫓아내기 위해 누군가 불을 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런 의혹은 과거 화재 당시에도 나 주장입니다. 다만 방화 의혹은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경찰과 소방 등은 발화 추정 범위를 2지구 내 7가구 안팎으로 좁히고 30일 정밀감식에 들어갔습니다. 현재까지 방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의 불신은 재개발 이주 갈등과 맞닿아 있습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구룡마을에 3739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지난 15일 기준 기존 거주민 1107가구 가운데 950가구가 이주했고 157가구가 남았습니다. 일부 주민은 분양권 보장이나 분양전환형 임대주택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재민을 위해 최대 6개월간 거주할 수 있는 긴급임시사용주택 96가구를 확보했습니다. 국토교통부도 LH 임대주택을 최대 2년 동안 무상 지원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화재를 막기 위한 안전대책과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주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서울 집값 90주째 상승…강남 3구는 낙폭 확대 서울 아파트값은 90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다만 상승 폭은 2주 연속 줄었고 강남 3구와 서울 외곽의 흐름은 더 뚜렷하게 엇갈렸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29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올랐습니다. 전주 상승률 0.13%보다 0.04%포인트 낮고 9월 마지막 주 이후 4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8.73%입니다.

강남구는 0.38%, 서초구는 0.35% 하락하며 12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송파구도 0.22% 떨어져 8주째 하락했습니다. 세 지역 모두 전주보다 낙폭이 커졌습니다.

반면 나머지 22개 자치구는 모두 올랐습니다. 성북구가 0.3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서대문구(0.36%), 종로구(0.35%), 강북·도봉구(각 0.32%)가 뒤를 이었습니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0.20% 올라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습니다. 수원 영통구와 군포시가 각각 0.58%, 용인 기흥구가 0.54%, 수원 권선구가 0.42% 상승했습니다. 서울 고가 지역의 매수세는 주춤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일자리가 많은 경기 남부와 인접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전셋값 0.17% 상승…보증금 그대로 두고 월세 추가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매매가격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10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7% 상승해 전주 0.16%보다 오름폭이 확대됐습니다.

도봉구가 0.34% 올랐고 동대문구(0.32%), 성북·금천구(각 0.31%), 노원구(0.29%)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전세시장에서도 서울 외곽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오른 전셋값은 재계약 조건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올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18만1509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8만2680건이었습니다. 기존 계약이 전세였던 4만8845건 가운데 갱신 과정에서 월세가 새로 생긴 사례는 3726건으로 7.6%를 차지했습니다.

월세 전환 계약 가운데 보증금을 그대로 유지한 사례가 2538건으로 68.1%였습니다. 보증금을 올리면서 월세까지 추가한 계약도 505건이었습니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된 갱신계약 비중은 1분기 6.8%에서 2분기 7.8%, 3분기 8.1%로 높아졌습니다.

관악구 신림동 '힐스테이트뉴포레' 전용면적 59㎡는 보증금 5억2500만원을 유지하면서 월세 120만원을 새로 내는 조건으로 갱신됐습니다. 종전 계약에는 월세가 없었습니다. 월세만 연간 1440만원이 새로 생긴 셈입니다.

추가 보증금을 한꺼번에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주거비는 늘어납니다.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면 보증금은 유지하고 인상분을 월세로 나눠 내는 계약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