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뿔등심’의 ‘투뿔’이 라면 이름으로도 쓰일까. 오뚜기가 최근 ‘투뿔’과 ‘투뿔라면’을 상표로 출원했다. 지정상품은 건면과 라면, 컵라면이다. 한우 전문점 이름으로 알려진 표현이 라면 상표로 등장한 것이다.
‘투뿔’은 SG다인힐이 2012년 한우 등심 전문점 ‘투뿔등심’을 내놓으며 만든 이름이다. 다인힐 측은 당시 ‘투뿔’이라는 표현이 따로 쓰이지 않아 브랜드명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우 등급제에서 1++가 생긴 것은 2000년대 초다. 등급 자체는 이미 있었지만, 다인힐이 ‘투뿔’이라는 말로 소비자에게 쉽게 각인시킨 셈이다.
다인힐은 현재 ‘투뿔 코리안 스테이크하우스’를 내세우고 있으며, ‘투뿔’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면서 한우 다이닝 브랜드로 확장하고있다.
상표 출원은 제품 출시를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다만 오뚜기가 ‘투뿔’을 라면류에 지정해 출원한 만큼, 한우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을 라면에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제품이나 출시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기업들의 상표 확보 경쟁은 최근 더 활발해졌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상표 출원은 28만74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4.8% 늘었다. 상품류별로 집계한 수치다. 식품 관련 상표도 2013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24만1467건 출원됐다.
제품군별 출원 증가도 확인된다. 가정간편식 관련 상표 출원은 2013년 1545건에서 2017년 2450건으로 늘었다. 2014년 1578건, 2015년 2165건, 2016년 2261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4년 새 58.6% 늘어난 규모다.
한우 등급을 떠올리게 하는 ‘투뿔’이 라면에서도 같은 이미지를 줄 수 있을지는 제품이 나와야 알 수 있다. 오뚜기가 실제 제품을 내놓는다면 ‘투뿔’로 한우 1++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빌려 프리미엄 라면으로 차별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출원으로 확인된 건 오뚜기가 그 투뿔이라는 이름을 라면류에 쓰기 위해 먼저 권리를 신청했다는 사실"이라며 "출원만으로 실제 출시나 상표 등록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