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배너 제작부터 방송 영상 검수, 사내 문의 응대와 파트너사 상담까지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고 있다. 반복 업무를 AI에 맡기고 임직원은 상품 소싱과 기획 등 핵심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이미지 배너 제작 자동화 서비스 ‘뚝딱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롯데아이몰 모바일 배너를 AI로 제작하는 서비스로 고객경험(CX)·IT·디자인 부서가 공동 개발했다.
AI가 내부 디자인 가이드에 맞춰 이미지를 생성·수정하고 배너에 들어갈 문구도 추천한다. 배너 한 건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초다. 기존에는 마케터나 상품기획자(MD)가 디자이너에게 제작을 요청한 뒤 수정 작업을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현업 담당자가 직접 규격에 맞는 배너를 만들 수 있다.
업무 속도도 빨라졌다. 서비스 도입 한 달 만에 약 1000건의 이미지를 제작했다. 디자이너는 단순 반복 작업을 줄이는 반면 MD는 상품 소싱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홈쇼핑은 향후 콘텐츠와 디자인 전반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방송 콘텐츠 제작에도 AI를 활용한다. 인기 방송의 영상과 음성, 화면 데이터를 분석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자동으로 추출한 뒤 숏폼 콘텐츠로 만드는 기술을 도입했다. 사람이 직접 편집하던 작업을 자동화하면서 월간 숏폼 제작량은 기존보다 30배 이상 늘었다. 현재 월평균 1000건 이상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방송 영상 검수 과정도 자동화했다. 영상 속 공백 구간을 찾고 해상도와 화질을 개선한다. 편집 오류를 식별하는 작업까지 AI가 맡는다. 이에 따라 검수 시간은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됐다.
AI는 사내 업무 지원과 파트너사 상담에도 활용되고 있다. 사내 챗봇 ‘벨리궁그미’는 인사·복지 정보를 안내하고 임직원의 각종 문의와 아이디어 제안 접수를 처리한다. 2024년 12월 도입 이후 누적 질문은 2만 건을 넘어섰다.
파트너사를 위한 AI 챗봇 ‘모니(Moni)’도 운영한다. TV홈쇼핑 입점에 필요한 서류와 준비 절차를 비롯해 시험성적서 합격 여부, 필수 제출서류, 해외 문서 번역, 물류 현황과 주문번호 등을 24시간 안내해준다. 월평균 상담 건수는 1500건 이상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모니의 학습 범위를 파트너스 시스템 사용법과 고객서비스(CS) 대응으로 넓혔다. 시험성적서 자동 판독 기능도 추가해 법적으로 필요한 서류 검증 업무를 자동화했다.
롯데홈쇼핑은 앞으로도 반복 업무를 중심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업 직원의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연결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호가주 롯데홈쇼핑 CX전략팀 책임은 “반복되던 배너 제작 업무를 AI로 개선하고 누구나 쉽게 배너를 만들 수 있도록 세 부서가 협업해 뚝딱 스튜디오를 개발했다”며 “앞으로도 AI로 해결할 수 있는 업무 과제를 찾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