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의 주주 달래기…'솔리다임 상장 철회' 설명

입력 2026-10-28 17:59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사장·사진)가 28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등장했다. CEO가 수치와 실적을 발표하는 콘퍼런스콜 전면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손자회사 솔리다임 상장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중복상장 논란과 반도체 업황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주주 반발과 여론이 악화하자 CEO가 직접 진화에 나서 책임경영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 10월 23일자 A1면 참조

곽 사장은 이날 솔리다임의 미국 나스닥시장 기업공개(IPO) 추진 취지와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솔리다임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신규 생산시설 확충 등 성장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IPO를 통한 외부 자본 활용은 투자 부담을 완화하고 주주환원 여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반도체업계 주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현시점에선 IPO를 통해 당초 기대한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상장 철회 배경을 밝혔다. CEO가 직접 나와 시장과의 소통 부재와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해소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SK하이닉스 대표가 콘퍼런스콜에 참석한 것은 2020년 3분기 이석희 전 대표 이후 6년 만이다.

곽 사장은 상장 철회와 별개로 솔리다임 성장을 위한 투자 증설 계획은 분명히 했다. 그는 “솔리다임은 앞으로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기회를 확보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투자 및 재원 조달 방안은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그리고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미국 내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솔리다임이 450억달러(약 60조원)를 투자해 미국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짓는 방안을 미 상무부와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비전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와 다른 성장 가능성이 구체적인 산업 구조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차세대 제품으로 이어가며 고객이 미래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찾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