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통장에 꽂히던 돈 어디로?"…'월급봉투' 확 바뀐 이유 [차이나 워치]

입력 2026-10-28 12:17
수정 2026-10-28 13:21


중국이 대학 교직원들의 월급을 디지털 위안화(e-CNY)로 지급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모바일 결제시장인 중국에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에 밀려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던 디지털 위안화의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부터 디지털 위안화 잔액에 이자를 지급하는 제도까지 도입한 중국은 공공부문 급여와 금융 거래를 중심으로 사용 기반을 넓히고 있다. 해외 결제망 구축에도 속도를 내면서 위안화 국제화에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中 대학 교직원 월급부터 바꾼다 28일 중국 매체들을 종합해보면 중국 장쑤성의 난퉁대와 양저우대, 장쑤사범대 등 여러 대학이 다음달부터 교직원 급여를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대성인 장쑤성 재정당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양저우대는 최근 공지를 통해 정규 교직원과 별도 계약으로 채용한 교직원들에게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을 개설하거나 기존 지갑을 업그레이드하도록 요구했다.

뒤이어 난퉁대도 비슷한 공지를 내고 교직원들에게 이달 말까지 관련 절차를 마치도록 했다. 특히 난퉁대는 기본급과 성과급을 서로 다른 계좌로 지급하는 직원의 경우 두 계좌 모두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을 개설하도록 했다. 장쑤사범대도 급여 지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금 운용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 지급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화폐다. 기존 위안화와 가치가 같지만 지폐나 동전 대신 전자지갑에 보관하고 스마트폰 등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결제용 QR코드를 제시하거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이용해 결제할 수 있다. 다른 이용자에게 송금하거나 은행 계좌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中, 디지털 위안화 보급에 총력전 중국은 2019년 말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소매 결제와 관광, 의료, 교육, 공공서비스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는 이미 알리바바 계열 앤트그룹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널리 사용되고 있어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정부가 대학 교직원 급여처럼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대규모 지급 업무에 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하는 이유다.

중국은 올 1월 디지털 위안화의 제도적 성격도 크게 바꿨다. 기존 현금형 디지털화폐에서 예금통화형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상업은행의 실명 전자지갑에 보관된 디지털 위안화 잔액에 이자를 지급하고 일반 은행 예금과 마찬가지로 예금보험 보호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은행들은 디지털 위안화 잔액을 부채로 인식하고 자산·부채 관리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잔액은 은행의 지급준비금 산정 대상에도 포함된다. 디지털 위안화를 소비자가 보유할 수 있는 예금 성격의 금융상품으로 발전시켜 사용 유인을 높이려는 조치다.

결제 서비스 제공 은행도 늘리고 있다. 인민은행은 올 8월 핑안은행과 상하이은행, 항저우은행 등 8개 은행을 디지털 위안화 운영사로 추가 지정했다. 이에 따라 운영사는 총 30곳으로 확대됐다. 중국 정부는 은행망을 확대해 지방 중소기업과 일반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의 또 다른 목표는 국경 간 결제 확대다. 올 6월에는 중국과 해외 금융사 26곳이 디지털 위안화 국제결제 플랫폼의 직접 참가사로 합류했다. 태국과 카타르, 싱가포르 등에 진출한 중국계 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 중국법인 등이 참여했다. 이 플랫폼은 해외 금융사와 결제망을 직접 연결해 기존 국제송금 과정에서 거쳐야 했던 중개은행을 줄이는 방식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국제결제 비용과 시간을 낮추고 위안화의 해외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디지털 위안화 보급이 곧바로 위안화 국제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내에서는 기존 모바일 결제망과 경쟁해야 하고 해외에서는 거래 상대방과 금융사의 사용 확대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학 교직원 급여 지급부터 은행 예금 기능 강화, 국제결제망 구축까지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