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끊고 안심했는데"…사 먹는 김치에 '숨은 함정' 깜짝 [건강!톡]

입력 2026-10-25 19:33
수정 2026-10-25 20:20

한국인의 당류 섭취 습관이 달라지고 있다. 과자·음료 같은 간식에서 얻는 당은 줄었지만, 시판 김치와 반찬을 통해 모르는 사이 섭취하는 당은 오히려 증가했다. 설탕을 대신해 인기를 끄는 '제로' 제품 역시 마음 놓고 먹을 대상은 아니라는 연구가 잇따랐다.◆간식 당류 2.1g 줄고, 식사 당류 0.9g 늘어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단장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간식으로 섭취하는 당류는 2019년 하루 평균 17.7g에서 2023년 15.6g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식사를 통한 당류 섭취량은 19g에서 19.9g으로 늘었다. 두 경로를 합친 섭취량은 36.7g에서 35.5g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끼니를 통한 당 섭취 비중은 커졌다.

2023년 기준 당류를 가장 많이 공급한 가공식품은 탄산음료(하루 4.43g)였다. 이어 빵(3.15g), 커피(2.74g), 설탕류(2.34g), 김치류(2.30g) 순이었다. 김치에서 얻는 당류가 아이스크림(1.42g)이나 과자(1.18g)보다 많았다.◆집 김치엔 없던 설탕, 시판 김치엔 들어가연구진은 김치를 직접 담그는 대신 사 먹는 가구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봤다. 김초일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특임교수는 가정에서 김치를 담글 때는 설탕을 거의 쓰지 않지만, 시판 김치에는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이나 물엿을 넣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메추리알조림과 마늘장아찌 같은 시판 반찬도 비슷하다. 가정식보다 설탕과 과일청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짠맛과 신맛에 가려 소비자가 단맛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간식 당 줄인 저당 제품… 감미료 장기 섭취엔 물음표간식을 통한 당류 섭취가 줄어든 데는 설탕을 줄이고 칼로리를 낮춘 제품이 확산한 영향이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런 제품 상당수는 대체 감미료로 단맛을 낸다. 하지만 ‘0칼로리'라고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숙명여대와 하버드 의대 공동 연구팀은 연구 37편, 약 362만5000명의 자료를 메타분석한 결과 인공감미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이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제2형 당뇨병과 심부전 위험이 각각 26% 높았다고 밝혔다. 고혈압은 13%, 뇌졸중은 12%, 관상동맥질환은 11% 증가했다.

건강문화사업단도 최근 ‘HOMO-100’ 건강 리포트에서 인공감미료 관련 국제 논문 4편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호주 모나시대 연구팀이 성인 3만6000여 명을 평균 13.9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 음료를 하루 한 번 이상 마신 사람의 제2형 당뇨병 위험이 거의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38% 높았다. 체질량지수와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을 보정한 뒤에도 연관성이 유지됐다.

다만 이들 연구는 대부분 관찰연구여서 감미료가 질병을 직접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