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시술 도중 부주의로 90대 고령 환자를 심근파열에 이르게 해 사망하도록 한 한의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구천수 판사)은 업무상과실치사 및 업무방해,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씨(60대)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8월 14일 오후 2시 35분께 허리 통증을 치료하러 온 환자 B(92)씨의 흉부에 침을 놓던 중 심장막 안쪽에 미세한 심근파열을 일으켜 B씨를 같은 날 오후 5시 8분께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당국 조사 결과 A씨는 시술 전 기본적인 진맥을 하지 않았고 가슴 부위 자침에 따른 위험성을 사전에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씨가 시술 후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했음에도 약 15분 동안 별다른 응급조치 없이 방치해 의식을 잃게 만든 과실도 인정됐다.
A씨는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은 혐의와 함께, 관련 혐의로 수사를 받던 기간 갈등 관계에 있던 지인의 카페 입구에 바윗돌을 쌓아 손님 차량의 통행을 방해한 혐의도 병합돼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의료 과실로 환자가 숨지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고, 해당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도중 추가로 업무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사망한 피해자 유족과 원만히 합의에 이른 점, 업무방해 피해자를 위해 일정 금액을 형사 공탁한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