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주52시간 특례, 노사간 이견 크지 않아"

입력 2026-10-23 17:38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여당이 발의한 초광역특구법에 포함돼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예외) 조항에 대해 “노사가 극한으로 대립할 만큼 심각한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 23일 말했다. 이 대통령이 노사 간 신뢰를 전제로 초광역특구에 노동특례를 부여하는 데 긍정적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마지막 단계는 건강권”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광역특구에 노동시간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두고 “(산업계와 노동계의 의견) 차이가 매우 작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특구 내 근로소득 상위 3% 근로자는 개별 서면합의를 거쳐 근로시간 규제를 달리 적용받을 수 있게 하는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했다. 노동계는 한 번 예외를 허용하면 다른 지역과 산업 전체로 확산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민주당 대표 시절 반도체 정책토론회를 주재한 경험을 언급하며 “당사자가 원하는 특수한 영역에 예외적으로 특례를 적용하면 (노동자의) 피해도 별로 크지 않은 것 같다”며 “대화해보니 노사 간 (의견) 차이가 별로 없더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경영계와 노동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근로시간 문제에 관해 구체적으로 발언한 것은 이례적이다.

고용노동부의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지침 등에 따르면 장관이 정하는 연구개발(R&D) 등의 분야에선 근로자가 주당 최대 64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 다만 근로자에게 서면 동의를 받고 관할 관서에 사전 신청해 인가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대통령은 “고용노동부가 선제적으로 신속하게 해주면 그 문제는 대체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것 말고 (근로시간이) 과하면 건강을 해친다는 게 노동계가 반대하는 이유”라며 “(법제화에) 마지막으로 남은 건 건강권 문제인 것 같다. 일정하게 한계를 정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도 추진이 어려운 이유로 경영계와 노동계 간 불신을 꼽으며 “신뢰가 많이 부족하다. 고용노동부에서 애써달라”고 했다. 이어 “기존 근로시간 예외 조항에 대해 시행령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할 수 있는 여지가 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 내에서도 일부를 제외하고 근로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부터 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청와대에선 김경자 사회수석이 반대하는 정도”라고 말했다.◇산단 조성, 2년 이상 단축반도체 규제 완화와 관련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그간 차례로 진행된 입지·인프라 관련 절차를 병행 혹은 일괄 처리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통해 5~10년 걸리는 산업단지 조성 절차를 2년 이상 단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월 10만 장 규모 반도체 팹은 2년 조기 가동되면 약 50조원의 매출 (창출) 기회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이어 “가스, 하수도 등 인허가도 추가로 일괄 처리하도록 추진하겠다”며 “반도체 등 첨단산업단지에 종합 보세구역 지정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창업가에게 재도전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성실 경영 평가’ 제도도 이날 논의됐다.

경제계는 이날 초광역특구 조성에 따른 인허가 등 현장 애로 해소 방안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성장본부장은 “입법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충실히 담겨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제도가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규/한재영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