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한 미국·일본 대사가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불참하고 중국·러시아 대사가 참석한 것을 두고 "외교참사는 이미 현실이 됐다"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경찰의 날 기념식에 초청받은 미·일 대사는 불참했고, 그 자리를 중국과 러시아 대사가 나란히 채웠다"며 "오죽하면 국민 사이에서 '올해는 경찰의 날이 아니라 중국 공안의 날이냐'는 탄식까지 터져 나오겠느냐"고 적었다.
나 의원은 최근 잇따른 사안을 함께 거론하며 "연달아 벌어지는 일이 심상치 않다. 대한민국 외교안보가 어디로 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의 한미동맹 관련 발언, 국정원 한미영상정보단 20주년 행사에 미국 핵심 인사가 줄줄이 불참한 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대남 확성기 재개 위협 등을 차례로 짚었다.
특히 문 교수에 대해 "한미동맹이 저주가 될 것이라며, 한미동맹 대신 북·중·러 참여 다자안보체제를 운운한다"며 "한국을 '완전 붕괴'시키겠다는 김정은, 핵 없는 이웃나라를 침공한 푸틴과 함께 안보를 논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공식적인 안보관이냐"고 물었다.
한미영상정보단 행사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과 김정은 지휘부를 추적하는 정보 공유 조직의 20주년 행사에 미국 국가지리정보국 국장도, 주한 미국대사도 오지 않았다"며 "혈맹의 근간인 정보 공유마저 난기류에 빠졌다는 미국의 명백하고도 차가운 경고등이 켜졌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정부·여당에 △한미동맹과 북·중·러 다자안보체제에 대한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을 국민 앞에 밝힐 것 △문정인 교수를 비롯한 인사들을 외교·안보 라인에서 즉각 배제할 것 △한미 정보 공유 정상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미국에 제시할 것 △북한 도발에 원칙 있는 상응조치로 대응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는 "안보는 국민이 죽고 사는 문제"라며 "맹목적인 북·중·러 밀착 노선을 고집한다면 그 종착지는 국가 경제 파탄과 안보 붕괴뿐"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에는 25개국 대사가 초청장을 받았다. 이 가운데 중국·러시아·몽골·캄보디아·캐나다·프랑스 등 12개국 대사가 참석했고, 나머지 13개국 대사는 불참했다.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와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는 다른 일정 등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고 사전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참석했다. 외교가에서는 미·일 대사가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 오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스틸 대사는 같은 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행사에서 "한국과 미국이 일종의 '터뷸런스(난기류)'를 겪고 있다"고 말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정보 협력 문제 등을 둘러싼 한미 간 마찰이 불참 배경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