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러 왔는데 청소 하라니"...에어비앤비, '퇴실 갑질'에 제동

입력 2026-10-24 13:57

숙박비에 청소비까지 부담하고도 퇴실 전 설거지와 침구 정리를 해야 했던 여행객들의 불만에 에어비앤비가 퇴실 규칙 개선에 나섰다. 투숙객에게 청소 담당자의 업무를 떠넘기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투숙객에게 과도한 청소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숙소 이용 규정을 개편했다. 지난 20일 발표된 새 정책은 오는 11월 20일부터 이뤄지는 예약에 적용된다. 투숙일이 아닌 예약 시점이 기준이다.

새 규정에 따라 호스트(숙소 운영자)는 원칙적으로 청소 담당자가 수행하거나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작업을 투숙객에게 요구할 수 없다. 침대 시트 벗기기, 세탁기 돌리기, 설거지와 식기 정리, 숙소 밖으로 쓰레기 반출하기 등이 대표적인 금지 대상이다.

다만 간단한 정리 요청은 허용된다. 사용한 식기를 싱크대에 모아두거나 사용한 수건을 한곳에 모으고,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실내 지정된 쓰레기통에 나눠 담도록 하는 요청 등이다.

예약 후 추가 규칙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모든 이용 규칙과 요청 사항은 예약 당시 숙소 상세 페이지의 지정된 항목에 공개해야 한다. 예약 후 메시지나 객실 내 안내문을 통해 새로운 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

숙소 유형과 지역 여건에 따라 예외도 인정된다. 곰이 출몰하는 지역에서 쓰레기를 동물이 열 수 없는 용기에 넣도록 하거나, 가뭄으로 물 사용이 제한된 지역에서 샤워 시간을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에어비앤비는 정책에 맞지 않는 요구를 발견하면 호스트에게 수정을 요청하고 경고할 방침이다. 위반이 계속되면 숙소 페이지에 관련 안내를 표시하거나 검색 결과 노출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번 개편으로 소비자는 숙박요금 외에 부담해야 했던 시간과 수고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예약 단계에서 청소를 비롯한 이용 조건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어 가격과 편의를 함께 따져 숙소를 선택하기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반면 일부 호스트는 반발하고 있다. 호주 ABC방송은 청소 업무 증가로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호스트들의 우려를 전했다. 별도 청소비를 받지 않고 직접 숙소를 관리해 온 소규모 운영자의 경우 늘어난 부담을 숙박요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