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귀한 서울 '분양 큰 장'…7769가구 쏟아진다

입력 2026-10-22 18:03
수정 2026-10-23 02:25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 등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진다. 특히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39년 만에 최대 규모의 일반분양이 임박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분양이 수급 불균형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청약 결과에 따라 대기하고 있던 수요가 다시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대단지 희소성 부각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2만5442가구로 추산된다. 월평균 2120가구 수준이다. 다음달 분양 예정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 반포124’는 총 5007가구 규모로, 단지 하나의 공급량이 서울 월평균 분양 물량의 두 배를 웃돈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1832가구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1987년 이후 최대 규모다. 2000년 이후 공급된 단지 중에서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일반분양 4786가구로 가장 많았다.

대규모 분양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수급 여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디에이치 반포124 이후 비슷한 입지에서 대규모 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희소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돼 청약 대기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청약을 기다리는 ‘현금 부자’가 적지 않다”며 “청약 결과에 따라 일부 수요가 강남권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권 매매시장에 미칠 영향은 금리와 자금 조달 여건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주택 세 부담 강화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매수세가 빠르게 확대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초고가 주택은 금리와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금리 상승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강남 집값은 시장 여건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 디에이치 반포124가 준공되면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강남권 전세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입주를 앞둔 집주인이 잔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를 놓으면 주변 임대차 매물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김효선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새 아파트 입주 시기에는 잔금을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강남권 전셋값의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연말까지 서울 분양장 ‘북적’올해 4분기에는 서울에서 9개 단지, 7769가구가 공급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3372가구다. 강남권 외 지역에선 다음달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서 토지임대부 주택인 고덕강일3단지가 공급된다. 총 1305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713가구(전용면적 49·59㎡)다. 분양가는 2억8000만~3억9000만원으로 예상된다. 건물만 분양받고 토지는 임대하는 방식이어서 분양가가 낮게 책정됐다. 다만 별도로 매달 40만~50만원의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한다.

연말에는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총 417가구 규모의 ‘용두동롯데캐슬’이 분양에 나선다. 이 중 34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성북구 동선동 서울동선2구역(일반분양 117가구)과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에피트’(135가구)도 연말까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강남권에서도 소규모 단지의 청약이 이어진다. 서초구 잠원동에서 신반포22차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신반포에스테라’는 총 160가구 규모로, 이달 일반분양 28가구를 모집한다.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남서울종합시장 정비사업을 통해 12월께 총 90가구가 공급되며,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70가구다. 연말 서울 곳곳에서 분양이 이어지는 가운데 디에이치 반포124의 청약 결과와 이후 수요 이동이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의진/유오상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