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다만 경제 성장과 물가 흐름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시장에선 한은이 11월 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선제적 인상 영향 점검”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현송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 “‘호미질의 결실”이라고 비유했다.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연속 인상하면서 국내 경제 상황에 맞춰 정책을 운용할 여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8월 인상 당시 신 총재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선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총재는 “중동 사태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책 변화 등 대외 불확실성 전개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 4분기 경제성장률과 10월 물가 데이터를 확인해도 늦지 않다고 봤다”며 “선제적 금리 인상 영향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견조한 경제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를 감안할 때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8월 전망치(각각 3.3%, 2.9%)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한은이 ‘상당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때 실제 조정폭은 0.3~0.4%포인트 안팎이었다. 2017~2018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3%대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시사한 셈이다.
내년 물가도 8월 전망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한은은 전망했다. 지난 8월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을 각각 2.3%, 2.5%로 제시했다. 신 총재는 “성장세나 물가 오름세는 오히려 (연속 인상을 단행한) 8월보다 강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긴축) 정책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민간 소비 회복세도 확대될 것”시장에서는 한은이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날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에서 한은은 3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해 “상반기에 이어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 소비 회복 여부에 대해서도 한은은 “주요 기업의 성과급과 배당, 재정 지출과 환율 하락세를 감안하면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마켓 상무는 “11월에 내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를 0.1%포인트가량 상향 조정하며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3분기 경제성장률도 전기 대비 0%대 후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840%로 전 거래일 대비 0.018%포인트 올랐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원 내린 1324.2원에 거래됐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