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상자산 과세' 역풍 우려에…與, 유예 시사

입력 2026-10-22 17:40
수정 2026-10-23 01:51
내년 1월 가상자산 거래 수익에 대한 과세가 임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제도 적용 유예를 시사하고 나섰다. 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데다 청년의 반발이 거세진 영향이다. 과세 적용이 2020년 이후 세 차례나 미뤄져 소관 상임위원회 여당 의원과 재정경제부의 반발이 심하다는 점은 변수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2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가상자산) 과세를 원칙대로 하려다가 최근 다양한 의견이 많아 집중 점검해보려 한다”며 “과세를 그대로 할 건지 아니면 어떤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할 것인지 논의해 연내 결론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가상자산 과세는 청년층 목소리가 어떤가 등의 문제가 있다”며 전날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에게 최종 점검을 제안했다고도 밝혔다. 여당 관계자는 “정책위원회에서 강행 또는 보완 등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로 유예도 포함된다”고 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비트코인 등을 양도·대여해 발생한 연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20%(지방소득세 포함 22%)의 소득세를 물리는 방식이다.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이 확정됐다. 다만 투자자 반발 등을 이유로 1~2년씩 세 차례 적용이 연기됐다.

투자자들은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마감된 ‘코인 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총 5만3809명이 동의해 국회 심사 요건(5만 명)을 충족했다. 청원인인 1996년생 조상혁 씨는 “청원을 준비하며 만난 2030 청년 분노가 매우 크다”며 “비트코인은 국가별로 가격이 다른데 과세에 쓰일 매입 단가를 어떤 기준으로 매길지 아직도 못 정한 것이 말이 되나”라고 토로했다. 국세청은 이달 말 과세 실무에 필요한 고시안을 확정한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제도를 숙지할 시간이 너무 짧다고 입을 모은다. 주식 등 다른 자산과 손익을 합쳐 과세하는 손익통산, 손실을 이듬해 이익과 합쳐 과세받는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도 선결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스권 지지율에 지도부가 재논의하겠다는 운을 띄웠지만 당내 반발은 숙제다.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서 의결된 제도에 또 유예 논의가 계속되면 대한민국의 기본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유예 의견을 제시하는 다른 상임위 의원이 늘고 있지만, 정작 재경위 여당 의원과 재경부 내부에선 유예가 어렵다는 입장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