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제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전·월세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착공 부진에 따른 입주 물량 감소’를 지목했다. ‘전세의 월세화’는 1인 가구 증가와 전세 사기 여파 등에 따른 구조적 변화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년 말까지 수도권에서 공적주택 약 10만 가구가 입주하고, 청년 월세 지원책도 확대된다고 소개했다.
주택 공급 부족이 전·월세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는 진단은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주택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이 단순히 전·월세 가격이 치솟는 현상을 설명하고 기존 대책을 홍보하는 데 그친 것은 아쉽다.
전·월세 시장 불안에는 정부 정책의 영향도 작지 않다.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확대한 토지거래허가제가 대표적이다. 주택 매수자의 2년 실거주를 의무화하면서 전·월세 물건 공급을 제약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대출 규제 등도 민간 임대 공급을 위축시키고 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의식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할 때 실거주 의무를 한시 유예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치솟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며 전·월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상황이다.
서민의 주거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89주 연속 상승했다. 매매가 오름세가 서울 외곽과 경기권으로 확산하면서 서민의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을 늘리겠다는 약속만으로 당장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늘더라도 입주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공급 확대는 흔들림 없이 추진하되 기존 정책의 부작용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출구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주택자를 무조건 규제하기보다 민간 임대 공급의 순기능을 살려야 한다. 매매와 임대차 거래가 원활해지고 수요에 맞춰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이재명 대통령도 주택 공급 속도전을 주문했다. 국토부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시장 상황 중계가 아니라 서민 주거 불안을 덜어줄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