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론 잠재운 AI 성적표…다음 시험대는 '클라우드 빅3'

입력 2026-10-22 18:36
수정 2026-10-23 01:02
최근 네오클라우드발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로 흔들리던 뉴욕증시가 한고비를 넘겼다. 스페이스X에 이어 메타와 슈퍼마이크로 등 AI 서버 업체, 램리서치 같은 AI 반도체 장비 업체까지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놓은 영향이다. 실적이 굳건한 AI 수요를 증명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투자자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월가 거물들의 ‘AI 거품’ 발언이 나오며 투자심리를 누르고 있다. 오는 28~29일 실적을 공개하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3’가 시장 흐름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 기업 실적 선방
메타, 테슬라, 슈퍼마이크로, 램리서치 등 주요 AI·반도체 기업이 20~21일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21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공개한 메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646억100만달러였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633억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핵심 사업인 광고를 포함한 앱 제품군 매출(641억6000만달러)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4% 급증했다. 광고 노출 빈도와 광고당 평균 가격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AI 에이전트 뮤즈 사용자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21억2000만달러 적자 전환했다. 올해 설비투자액 전망치 하단은 1300억달러에서 1350억달러로 50억달러 상향했다. 시장은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으며 핵심 사업이 견고하고 전반적으로 속도가 붙고 있다”고 주장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손을 들어줬다. 제시 코언 인베스팅닷컴 수석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메타의 막대한 지출을 지탄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설득력 있는 제품 전략을 갖췄다는 점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AI 인프라 기업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 AI 서버 전문 슈퍼마이크로는 전날 2027회계연도 1분기(7~9월) 매출 추정치를 185억~195억달러로 제시했다. 기존 대비 27% 높였다. 매출 추정치를 높인 배경으로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의 서버 수요 증가를 꼽았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와 산업용 반도체 전문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도 이날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하며 AI 반도체 수요를 증명했다. 테슬라도 대규모 AI 투자 지출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를 웃돈 3분기 매출(280억4600만달러)을 공개했다. 주당순이익(EPS)도 48센트로, 컨센서스(43센트)보다 많았다. ◇구글 등 클라우드 빅3 실적 대기이날 S&P500지수는 0.58% 오른 7757.17에, 나스닥지수는 1.05% 상승한 26,702.8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페이스X는 7.8% 상승했고 엔비디아는 2.5% 올랐다. 스페이스X에 이어 메타 등도 선방하면서 뉴욕증시를 짓누르던 코어위브발 AI 투자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불안감이 여전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거품이 붕괴할 수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테크기업의 자금 조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날 월가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인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는 “AI 거품의 한가운데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며 신중론을 폈다.

코어위브가 이날 장중 4% 가까이 상승했다가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변동성을 보인 것도 시장 우려를 반영한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빈드 크리슈나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AI 투자에 따른 실제 수익률을 더 면밀하게 따지고 있다”며 “일부 기업은 실질적인 수익 없이 AI 지출이 통제 불능 상태로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방향성은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28일), 아마존(29일)의 실적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규모 AI 투자가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는지가 관건으로 평가된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