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전문 유료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주식 투자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 증시가 4% 가까이 급락해 5500선으로 되돌아갔다.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로 인공지능(AI)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강세를 나타낸 나스닥지수와 정반대인 흐름이 코스피지수를 지배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우려와 매크로 불안이 가중되며 국내 증시에 상승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승폭 반납한 코스피
22일 코스피지수는 3.52% 하락한 5533.7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5700 위로 올라가는 듯했으나 오전 10시 무렵부터 하락세가 나타나며 전날 반등 폭(3.29%)을 모두 반납했다. 코스닥지수는 3.62% 하락한 764.10에 마감했다.
반도체 대형주의 낙폭이 뚜렷했다. 삼성전자는 4.03% 하락한 21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5.49% 내린 122만3000원에 마감했다.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날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다수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가 전날 자사주 매입을 종료하며 수급 공백 우려를 낳은 것 역시 낙폭을 키운 요인이 됐다.
매크로 불안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지만 이후 기자회견에서 신현송 총재가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 등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나왔다.
반도체 대형주 외에도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종목 전체가 파란불을 켰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9.66%), 주성엔지니어링(-8.93%), 원익IPS(-7.92%) 등 주요 종목이 급락했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로 전환했다. 오후 4시 기준 외국인 순매도액은 3971억원으로 집계됐다. ◇나스닥은 상승 성공코스피지수가 속절없이 무너진 것과 달리 간밤 나스닥지수는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1.05% 오른 26,702.86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스페이스X가 7.79% 급등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2.54%), 마이크론테크놀로지(1.96%), AMD(3.36%), 브로드컴(1.03%) 등 주요 반도체주가 상승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의 흑자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가이던스 상향 등 AI 하드웨어 기업의 호실적이 투자심리를 살려낸 것으로 파악됐다.
간밤 미국 장과 이날 코스피지수 흐름이 달랐던 것은 미국 장 마감 후 발표된 메타의 실적이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한 엇갈린 해석을 낳았기 때문이다. 메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 개장 전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64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잉여현금흐름은 -21억달러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대다수가 호실적으로 평가했지만 일각에서는 추가 투자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수급 기반이 얇은 환경 속에서 AI에 대해 ‘실수요 확대, 투자 사이클 지속’과 ‘수익성 우려, 자금 조달 리스크’를 놓고 수 싸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눈높이 하락코스피지수 상승 서사를 뒷받침하던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잇달아 제기되자 증권가에서도 상승 여력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내년 코스피지수가 ‘1만피’ 달성을 노리기보다 ‘8천피’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8500으로 제시했다. 이익 변동성이 큰 만큼 주가수익비율(PER)보다는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전망한 결과다. 내년 1분기까지 고금리를 견뎌내면 4분기에 8천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DB증권은 베이스 시나리오를 8150으로 내다보면서 적용 PER을 6.6배 수준으로 낮게 적용했다. BNK투자증권은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통해 6700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최상의 가정이 맞아들어간 때만 8천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