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원도심에서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지역의 술과 예술을 여행으로 결합해 선보이는 문화기획사가 있다. 축제, 공연, 로컬 관광,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운영하는 이공이공이다. 김태욱·강지현 공동대표가 이끄는 이 회사는 복합문화공간 ‘안락’을 거점으로 지역 고유의 자원을 기획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다.
푸드트럭 창업에서 출발해 문화사업으로 활동을 넓힌 김태욱 대표의 이력에는 지역의 자원을 발견하고, 함께 일할 사람과 운영 방식을 연결해온 과정이 담겨 있다. 김 대표에게 창업 과정과 지역 문화콘텐츠 기획 방식, 문화공간 운영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Q. 이공이공은 어떤 회사인가.
A. 이공이공은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이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 과정에서 얻는 이익을 공유하는 전방위 문화기획사다. 안동을 기반으로 지역의 문화자원을 축제와 공연, 여행, 영상 등으로 풀어내고 있다.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현장에서 운영하며, 이를 알리는 미디어와 디자인 작업도 함께 한다.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지역의 인력이 문화관광 분야에 참여하는 일도 돕고 있다. 여러 사업을 관통하는 대상은 지역의 사람과 공간, 이야기이다. 안락에서는 공연과 전시를 열고, 로컬 관광에서는 지역의 술과 예술을 여행으로 연결한다. 안동이 가진 매력을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Q. 푸드트럭 창업 경험은 지금의 일과 어떻게 이어졌나.
A. 안동으로 돌아와 푸드트럭을 운영하면서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고 지역의 문제를 가까이서 보게 됐다. 이후 독립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원도심 축제와 문화관광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2020년 이공이공을 설립할 때도 지역 청년들이 함께 일할 기회를 만들자는 생각이 있었다. 웅부객주로드페스티벌 역시 청년들이 참여한 행사에서 상인들이 함께하는 축제로 발전했다. 개인의 아이디어가 지역 안에서 이어지려면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현장에서 배웠다.
Q. 지역의 익숙한 자원을 새로운 콘텐츠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
A. 하나의 자원을 어떤 경험으로 만날 수 있을지 살펴본다. 도산서원 공연을 맡았을 때는 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찾기 어렵다는 데서 야간 개장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왜 밤에 열어야 하는지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익숙한 장소라도 시간과 관람 방식이 달라지면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사례였다. ‘애술예술투어’는 지역의 술과 예술, 장소를 여행 동선 안에 담았다. 술을 맛보는 일에 양조장과 공간을 방문하는 경험이 더해지면 지역을 접하는 방식도 풍부해진다. 지역 양조장과 협업한 로컬 맥주 ‘경화수월’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에서 만든 상품이 방문객의 선택지가 되고, 그 상품을 통해 지역을 기억할 수 있다. 콘텐츠의 형식은 여행이나 상품으로 달라져도 지역 자원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기획의 출발점은 같다.
Q. 복합문화공간 안락은 회사의 사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A. 안락은 원도심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공연과 전시, 교육 등을 진행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기획한 콘텐츠를 실제 공간에서 선보이고 관객을 만나는 장소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폐업한 목욕탕을 활용한 ‘중앙로67 : 첫 번째 이야기 공양’에서는 관객이 공간을 이동하며 배우와 상호작용하고 미션을 수행하도록 구성했다. 기존 공간의 구조와 분위기를 이야기의 일부로 활용한 것이다. 관람객에게 주변 로컬브랜드 쿠폰을 제공하는 것도 공연 이후의 경험을 원도심 상점으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이다. 공간을 운영할 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과 주변의 관계를 함께 고려하고 있다.
Q. 지역에서 유료 공연 문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A. 지역 예술인이 활동을 이어가려면 관객이 공연의 가치를 인정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안락에서 마술쇼와 스탠딩 코미디를 선보인 것도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공연의 폭을 넓히기 위한 시도였다. 축제를 평가할 때도 방문자 수만 보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어떤 콘텐츠를 선보였는지, 그 완성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시민이 다양한 공연을 접하고, 그 경험이 지역 예술인의 활동과 이어지는 환경에 관심을 두고 있다.
Q. 축제와 관광, 공간으로 사업을 넓힐 때 무엇을 연결하려 하나.
A. 한 지역을 경험하는 데는 여러 주체가 참여한다. 공연을 만드는 예술인,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 양조장과 상점이 저마다 지역의 매력을 보여준다. 이공이공은 이들의 활동을 하나의 프로그램이나 방문 경험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관광 프로그램의 기획과 현장 운영, 미디어 제작이 함께 움직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연을 본 사람이 주변 상점을 찾고, 여행에서 만난 상품을 통해 지역을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접점을 만드는 것이다. 기획안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누가 참여하고 어느 공간에서 경험할 것인지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이다. 사업의 분야가 넓어져도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함께 참여할 기회를 만드는 방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김성혜 한경닷컴 기자 shkim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