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정부 배당만 크게 늘고 중소기업 대출은 오히려 줄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명 정부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쌓인 수은의 이익을 배당으로 거둬들이는 데 치중하면서, 정작 지원이 절실한 중소기업과 위기 기업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수은의 BIS비율은 2022년 13.38%에서 2025년 17.71%로 4%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수은 스스로 정한 관리목표(13%)는 물론 산업은행(14.24%)과 기업은행(14.78%)의 BIS비율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BIS비율은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결정된 2025년 수은의 결산 배당은 6201억원으로, 전년(3703억원) 대비 67%(2498억원) 늘었다. 확장재정의 부담을 국책은행 배당으로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0조5178억원에서 9조785억원으로 13.7%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대출의 78.9%가 대기업에 쏠렸고 중소기업 비중은 6.5%에 그쳤다. 대출 평균 만기도 대기업이 5.7년인 데 비해 중소기업은 0.9년에 불과해 6배 이상 차이가 났다.
위기기업에 대한 지원도 위축됐다. 위기기업 만기연장 지원 규모는 2023년 5371억원에서 지난해 1081억원으로 80% 급감했다. 이 사이 올 들어 현재까지 수은 지원기업 중 부도가 난 기업만 14개사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전체 부도 건수와 동일한 것이다. 부도 발생 속도는 작년의 1.5배에 이른다.
윤영석 의원은 "BIS비율 17.7%는 시중은행이라면 자랑할 성적표지만, 국책은행에게는 그만큼 국가와 기업을 위해 덜 썼다는 뜻"이라며 "정책금융을 정부 곳간 채우는 창구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은은 배당의 일정 부분을 정책금융 재원으로 다시 투입하고, 중소·중견기업 전용 장기·저리 상품을 도입하는 등 중장기 정책금융 공급계획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