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크라이나 KOICA 직원 귀국 조치…인도적 지원도 축소하나

입력 2026-10-22 15:29
수정 2026-10-22 15:35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주재한 KOICA(한국국제협력단) 주재원도 일부 철수시키기로 했다.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를 둘러싼 다툼으로 주우크라이나 대사·공관원 귀국에 이어 대외협력사업 기관 인력도 축소하면서, 인도적 지원마저 차질을 빚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KOICA는 전날 안전위원회를 열어 우크라이나 주재 사무소 부소장의 일시 귀국 결정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사무소엔 소장 1인만 남게 됐다.

KOICA 측은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양국 외교관계 악화에 따른 여파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과 인도적 위기 대응 등 무상원조 예산이 올해부터 본격 투입되는 가운데 현지 인력 부재로 인한 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와 계약했거나 사업 참여를 준비하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KOICA는 작년 우크라이나 무상원조 사업으로 480억원 규모의 입찰을 실시, 업체들과 계약했거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동식 엑스레이 장비를 비롯해 픽업트럭 400대, 불도저·굴착기 등 각종 장비의 현물지원이 추진 중이다. 오흐마디트 국립아동병원 리모델링, 키이우 재활병원 지원 등 용역 사업도 본격화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우크라이나와 외교적 마찰이 불거진 상황에서 대사를 불러들이고, 현지 코이카 인력마저 줄인다면 예산을 아무리 늘린들 누가, 어떻게 집행하나"며 "예산은 늘려놓고 사업은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국 관계 악화에 따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추가 인도적 지원을 줄이겠다는 신호로도 읽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국제기구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 정부 디지털화 사업, 온라인 교육 플랫폼 지원, 에너지 분산화 및 녹색전환, 지역사회 역량강화 등 협력 프로그램 예산도 지난해 36억원에서 올해 43억원으로 늘리는 등 공동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들 사업을 감축될 경우 국제사회에서 한국 정부의 신뢰와 명예가 실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원 감축이 현실화할 경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진 않았으나, 미국을 통해 155㎜포탄 최소 50만 발을 우회 지원했다.

정부는 양국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키이우-국경구간 고속철도 타당성 조사 예산을 올해 4억원에서 내년 35억원으로, 올해 5억5000만원을 투입한 보라스필 공항 현대화 프로젝트에는 내년 예산을 33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우리 기업 진출의 교두보 마련을 위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