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는 비행기 더 띄워라"…항공사 경쟁 불붙은 이유 [플라잇톡]

입력 2026-10-22 21:13
수정 2026-10-22 21:25

재운항 3년 반 만에 기단을 8배로 키운 이스타항공, 운항 1년 만에 6호기 도입 계약을 맺은 파라타항공 등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가 기단을 늘리고 차세대 항공기 비중을 높이며 이를 중국 등 신규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내년 3월 출범하는 통합 진에어는 현재의 3사 기단을 합치면 60대로 국내 LCC 최대 규모다. 시장 재편이 불가피한 만큼 기재 경쟁력을 먼저 갖추려는 움직임이다. 3년 반 만에 8배…'전략적 기단 확대'
가장 공격적인 곳은 이스타항공이다. 지난달 20일 B737-8 신조기로 24호기를 들였다. 2023년 3월 3대로 운항을 재개한 지 3년 반 만이다. 진에어는 지난 8월 A321NEO 10대, A321CEO 1대와 B737-900 3대 등 14대를 임차하기로 했다. 에어부산·에어서울의 주력 기종인 에어버스를 들여 통합 이후 기재 운용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파라타항공도 지난 14일 6호기 A320-200 도입 계약을 마쳤다. 도입이 완료되면 기단은 A320-200 3대, A330-200 3대 등 6대가 된다. 또한 7~9호기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고가에도 새 비행기…차세대 기종으로 원가 절감
기단 확대의 중심엔 차세대 기종이 있다. LCC 차세대기의 주력인 보잉 B737-8은 보잉에 따르면 기존 기종보다 연료 사용량과 탄소 배출을 최소 14% 줄인다. 이스타항공의 B737-8은 14대로 전체 기단의 약 58%를 차지한다. 평균 기령은 7년대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낮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구매'로 차별화했다. 국내 LCC 중 유일하게 구매 항공기를 보유한 제주항공은 지난 8월 B737-8 13호기를 구매 도입해 구매기가 15대로 늘었다. 여객기 3대 중 1대꼴(34.8%)이 자사 소유다. 노후기 반납과 기존 구매기 매각을 병행하며 기단을 재편하고 있고, 연말까지 2대를 더 사들인다.

회사 측은 차세대기 비중 확대로 올 1분기 운항편수가 10% 늘었는데도 유류비가 1224억원으로 전년(1242억원)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운수권 따도 비행기 있어야…기재 따라 넓히는 하늘길
늘어난 기재는 중국으로 향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노선 여객은 1541만955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9% 늘었다. 국제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에서 20.1%로 커졌다. 반면 운항편은 8.8% 증가에 그쳤다. 공급 증가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주요 중국 노선은 운수권 없이는 공급을 늘릴 수 없다. 국토부가 지난달 추가 운수권을 풀면서 LCC에도 길이 열렸지만, 노선을 실제로 띄우려면 투입할 항공기가 있어야 한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인천~베이징 주 7회씩을, 진에어는 인천~광저우 주 7회를 확보했다. 24대 체제를 갖춘 이스타항공은 이달 말 인천·부산~샤먼에 신규 취항하고 12월엔 청주~샤먼, 부산~항저우를 추가한다.

파라타항공은 다음 달 9일 첫 중국 정기노선인 인천~선전에 취항하고, 6호기는 양양~상하이 등 단거리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미 확보한 청두·충칭 노선은 7~9호기 도입에 맞춰 단계적으로 취항한다. 비행기를 들이는 속도가 곧 노선을 넓히는 속도인 셈이다. 수익성은 숙제…인바운드 수요가 버팀목다만 이 같은 몸집 불리기가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동 전쟁 여파로 고유가·고환율이 겹친 2분기에 진에어(731억원), 제주항공(524억원), 에어부산(355억원)은 모두 영업손실(별도 기준)을 냈다. 매출은 늘었지만 유류비와 외화 결제 비용이 더 크게 불어난 탓이다.

하지만 수요 전망은 밝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고유가·고환율로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는 기우였다고 평가했다. 과거 아웃바운드 중심이던 국제선 수요가 중국·미주 노선의 방한 수요 확대로 구조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의 한국인 무비자 입국 조치가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긴 해도 방한 수요가 함께 늘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화권 노선은 인바운드 수요가 확대되면서 외국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 노선 외에 외항사 노선까지 확대되면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