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노스페이스 독주 체제에 도전장을 내민 새로운 대항마가 등장했다. K2코리아그룹이 네파를 인수하면서 K2·아이더·네파를 거느린 ‘아웃도어 연합군’을 구축하면서다. 이 가운데 네파가 인수 이후 첫 성장 전략을 공개하며 실적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경쟁 브랜드보다 30대 고객 비중이 높다는 강점을 발판 삼아 경량 다운과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경량 다운 늘리고 프리미엄 세분화…젊은층 공략 속도
김정미 네파 부사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네파 청계산 플래그십 매장에서 열린 ‘2026 FW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가을·겨울 상품 운영 전략으로 ‘경량 다운의 일상화’와 ‘프리미엄 라인 세분화’를 제시했다. 기후변화로 겨울철에도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고 아웃도어 제품을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먼저 경량 다운에서는 기존 주력 제품인 ‘에어써밋’과 ‘젤로’ 등의 라인업을 늘리고 뒤집어 입을 수 있는 '리버시블' 제품과 다기능성 재킷을 전면에 내세웠다. 단순히 무게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출퇴근부터 야외 활동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실용성을 강화했다.
프리미엄 제품군도 세분화했다. 대표 제품인 ‘아르테 럭스’에 고기능성 제품인 ‘아르테 테크’ 등을 추가하고, 여성용 프리미엄 라인 ‘프리미아’에는 고급 소재를 적용한 ‘프리미아 럭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김재이 네파 의류디자인팀 실장은 “네파가 가지고 있는 아웃도어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이를 소비자의 일상 패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디자인했다”며 “산행용 제품과 일상복을 구분하기보다 서로 호환해 입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1조원대 아웃도어 연합군 탄생…인수 시너지 낼까
이번 인수로 K2코리아그룹은 연 매출 1조원대의 아웃도어 기업으로 체급을 키우게 됐다. 지난해 기준 K2코리아그룹이 운영하는 K2코리아(3674억원)와 아이더(2232억원), 디앤에이웍스(1649억원)의 합산 매출은 7555억원이다. 여기에 네파 매출 2888억원을 더하면 총 1조443억원에 달한다. 업계 1위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의 매출(1조564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네파는 지난달 인수 당시 K2코리아그룹의 생산·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외형 확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K2·아이더·네파 모두 최근 3년간 매출이 감소한 데다 비슷한 제품군을 취급하는 만큼 브랜드 간 고객층이 겹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네파는 ‘젊은 여성 고객층’을 차별화 무기로 내세웠다. 네파에 따르면 아르떼 등 주요 핵심 제품 매출에서 30대 소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김 부사장은 “전통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남성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네파는 여성 고객층이 탄탄하다”며 “이는 K2코리아그룹 내 기존 브랜드뿐 아니라 아웃도어 시장 전체에서 네파를 차별화하는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모펀드 체제를 벗어나면서 재무 부담을 덜어낸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네파는 MBK파트너스 체제 아래서 막대한 금융이자 비용을 감당하며 투자 여력에 제약을 받아왔으나 K2 품에 안기며 이자 부담을 덜게 됐다.
김 부사장은 “기존의 금융 부담이 해소되는 만큼 이자 지급에 투입했던 자금을 네파의 브랜딩과 연구개발(R&D)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