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신다더니…'이건 못 참지' 1000억 잭팟 터진 日 맥주 [트렌드+]

입력 2026-10-22 22:00
수정 2026-10-22 22:11

'비루'(맥주의 일본어 표현)가 살아났다. 일본맥주가 수입맥주 가운데 1위로 올라서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수입액만 약 1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수입뿐 아니라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생산을 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신제품과 체험형 마케팅을 펼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7522만3000달러(약 1000억원)로 전년 동기(6019만7000달러)보다 25% 늘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입액( 7915만달러)에 벌써 육박,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다시 수입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맥주는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타격을 받아 수입이 급감했었다. 하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인 데다 일본 여행 붐이 불면서 현지 맥주를 접하는 소비자가 늘고, 아사히 생맥주캔 등 인기 상품이 등장하며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주류 소비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브랜드별 상품과 마케팅을 통해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6월 제로 제품인 '아사히 스타일 프리'를 출시했다. 아사히 슈퍼드라이와 생맥주캔에 이어 당류 섭취를 신경 쓰는 소비자를 겨냥해 제품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삿포로 맥주 수입·유통사인 엠즈베버리지는 프리미엄 브랜드 '에비스' 체험 기회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16일간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 '에비스 더 라운지'를 운영하며 생맥주 시음과 음식 페어링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직접 맛과 어울리는 음식을 경험하도록 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현장에서는 전문 탭퍼가 에비스 전용잔에 7대 3 비율로 따른 '에비스 오리지널'과 오버플로우 방식으로 과실향을 한층 살린 '에비스 여운'을 선보였다. 푸어링 방식에 따른 맛과 향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에비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프리미엄 생맥주의 품질과 전문적인 푸어링이 어우러져 완성되는 에비스만의 섬세한 음용 경험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깊이 있게 전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린 맥주를 수입·유통하는 하이트진로는 공급 방식에 변화를 줬다. 이달부터 전북 전주공장에서 '기린 이치방 시보리' 캔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 기린과 기술제휴를 맺고 제조법과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했다. 초도 생산 목표는 150만L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는 2004년 하이트진로를 통해 병제품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2011년 독점 유통 계약을 맺어 2012년부터 캔맥주 및 생맥주도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으며 올해 다시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점쳐진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기린의 국내 판매량 가운데 약 75%를 국내 생산 물량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완제품을 들여오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통상 일본 현지에서 제품이 생산되어 통관을 거쳐 한국 시장에 유통되기까지는 약 1개월 보름 정도가 소요되며 한국 생산 시 1~2주로 크게 단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가 불매운동 이전 수준을 넘어 국내 수입맥주 시장의 주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며 "이제는 완전히 종전으로 돌아간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제품 출시, 체험형 마케팅 등으로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라고 귀띔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