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가담' 박성재 전 장관, 2심서 징역 25년→9년 감형

입력 2026-10-21 18:28
수정 2026-10-22 00:43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내란 가담 행위 일부와 직권남용 혐의가 무죄로 뒤집히면서 1심의 징역 25년보다 형량이 크게 줄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21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도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고 내란에 가담했다는 판단은 유지됐다. 다만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가담 행위의 범위를 좁히고, 직권남용 혐의도 무죄로 판단하면서 형량이 달라졌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비상계엄이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장관 역시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임을 인식했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계엄 선포 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게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출근을 지시하고, 교정본부장에게 교정시설 수용 여력을 점검하도록 한 행위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무부 장관 지위에서 산하 조직에 계엄 집행에 필요한 준비를 지시한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에게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의 인력 파견 요청에 협조하도록 지시했다는 부분은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이 내란 가담 행위로 인정한 공소사실 일부가 항소심에서 뒤집힌 것이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판단도 달라졌다. 재판부는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출근과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지시를 내란 가담 행위로 인정하면서도, 같은 행위에 적용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무죄로 봤다. 계엄 해제 직후 법무부 감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담은 ‘권한 남용 문건’을 작성하도록 했다는 직권남용 혐의 역시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죄로 인정한 내란 가담 행위에 대해 박 전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경력에 비춰 비상계엄과 포고령이 위헌적이라는 사정을 잘 알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자신의 지휘·감독하에 있는 이들에게 포고령 집행에 필요한 사항을 지시하는 등 적극 가담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