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자격시험에서 인공지능(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올해 5건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를 반복 출제하는 국가기술자격시험은 한 번 문제가 유출되면 이후 시험의 공정성까지 훼손할 수 있어 실효성 있는 단속 수단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가자격시험에서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5건 적발됐다. 처음 적발된 건 지난 5월 소방설비기사 시험에서다. 감독위원이 수험자의 안경 렌즈에 빛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해 덜미가 잡혔다. 같은 달 정보처리기사 시험과 전기산업기사 시험에서도 수험자가 안경테 옆면 버튼을 누르고 렌즈에 청색 화면이 표시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6월 가스기능사 시험에서도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2건 적발됐다.
AI 안경은 안경테에 숨겨진 카메라로 시험 문제를 촬영한 뒤, 연결된 스마트폰이나 AI 서비스로 답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렌즈 화면이나 음성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겉보기에는 일반 안경과 큰 차이가 없어 육안으로 부정행위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공단은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스마트 안경 등 신종 부정 수법을 ‘부정행위 목록’에 명확히 포함하도록 국가기술자격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또 적발 건에 대해선 문제 유출 등 저작권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현장 적발 수단은 마땅치 않다. 김 의원은 “입실 전 안경류 전수 검증이나 탐지 장비 도입 등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사전 검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