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외국인력 3명 중 2명 '불법취업'…체류자격 관리 구멍

입력 2026-10-21 17:34
수정 2026-10-22 02:04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력 3명 중 2명은 불법 취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취업이 가능한 비자를 소지하지 않은 채 근무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장 인력의 체류 자격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내국인 건설근로자 일자리를 잠식하고 임금·근로 조건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외국인력은 44만51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불법 취업으로 추정되는 인력은 29만4226명으로 합법 인력(14만6285명)의 두 배에 달했다. 외국인력 중 불법 취업 추정 인력이 차지한 비중은 66.8%로 2024년(57.5%)보다 9.3%포인트 높아졌다.

근로일수 통계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난민, 유학생 등 건설업 취업 제한 체류 자격자의 신고 근로일수는 2022년 4만7832일에서 지난해 22만8819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21만6526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일수의 94.6%에 이르렀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일감이 줄고 있지만 불법 취업자 의존도는 오히려 커진 셈이다.

게다가 비자 등 체류 자격을 확인하지 않고 여권 정보만으로 신고된 외국인 근로일수 1140만 일은 통계에서 빠져 실제 불법 취업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외국인력의 체류 자격을 파악할 관리 체계는 허술하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현장 출입 시 카드를 태그하면 근로일수가 기록되고, 사업주가 이를 근거로 공제회에 퇴직금 공제액을 신고하고 납부하는 ‘전자카드제’를 운영 중이다. 이는 건설업계 현황 파악과 각종 통계 집계 등에 활용된다.

그러나 사업주의 퇴직공제 신고 때 체류 자격은 필수 입력·검증 항목이 아니다. 전자카드 발급 신청서에도 해당 정보를 기재하는 항목이 없다. 공제회는 “현장 기초안전보건교육을 통해 체류 자격 등을 추후 파악할 수 있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불법 체류·취업을 단속하거나 조치할 법적 권한과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업 취업 가능 인력은 중국 동포에 쏠려 있다. 불법 취업자와 중국계 비중이 높다 보니 합법 비자인 고용허가제로 들어와 건설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지난해 말 기준 6941명으로 2023년부터 매년 감소하고 있다.

나 의원은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건설 현장의 외국인 의존도가 커진 만큼 합법적인 외국인력 공급 경로를 확보하는 동시에 체류 자격과 취업 현황을 연계해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