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이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찍고 회사 게이트를 통과하자 약속한 직원에게 ‘손님 도착’ 알림이 뜬다. 예약한 회의실에는 자동으로 불이 켜지고 냉난방 시설이 가동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빌딩 플랫폼 ‘바인드(Bynd)’가 적용된 오피스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에서 건물주와 자산운용사, 입주 기업, 기술 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바인드 파트너 행사 ‘시그널 2026’을 열었다고 21일 밝혔다. 서로 협력 방안을 찾는 자리였다.
바인드는 출입과 회의실 예약, 카페 주문, 방문객 주차 등록 등 100여 가지 서비스를 앱 하나로 제공한다. 관리자는 건물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으로 전기·소방·냉난방 설비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을 처리하는 인공지능(AI) 비서 기능도 갖췄다. 강동구 아주스마트타워에 처음 적용됐다.
강점은 데이터를 연계해 건물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전력 사용량과 출입 기록을 함께 분석하면 사람이 없는데도 조명이 켜진 층을 찾아낼 수 있다. 여경선 마스턴투자운용 상무는 행사 강연에서 “같은 빌딩이라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자산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공간 플랫폼 사업을 주거와 시니어 주택, 건강관리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아파트용 ‘홈닉’은 조명·가전 제어와 커뮤니티 예약, 관리비 확인, 입주자 투표 등을 지원한다. 2023년 출시 이후 다른 건설사 아파트에도 적용돼 회원이 약 15만 명으로 늘었다.
시니어 주택용 ‘에버링’은 센서와 카메라로 입주자의 맥박 및 수면 상태를 살피고, 낙상이나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면 관리자에게 알린다. 서울 ‘더 시그넘 하우스 강남’과 경기 의정부 ‘케어링 스테이’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웰피’는 아파트와 오피스에 설치하는 ‘건강 스테이션’이다. 혈압과 혈당, 체성분 등 37가지 신체 정보를 잴 수 있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트리니원’에 처음 들어섰다.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은 “건물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의 경험까지 책임지는 것이 건설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삶의 모든 영역을 연결하는 공간 플랫폼 생태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