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기능 무력화, 머스크 결정…전쟁 향방 좌우"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10-21 17:22
수정 2026-10-21 17:28
우크라이나의 핵심 통신망인 스타실드(스타링크의 군사용 서비스)의 인터넷 연결속도가 제한된 배경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미 정부 당국자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타격한 후 머스크가 이같은 조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시속 160㎞를 넘으면 데이터 연결이 끊기거나 제한되면서 우크라이나의 공격 및 요격을 위한 드론 일부의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됐다.

미 경유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이를 부채질하는 결정을 했다는 머스크와 트럼프 정부의 불만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WSJ는 “마치 스위치를 가볍게 튕기듯, 머스크는 이 치명적인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WSJ는 머스크가 이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사전 협의를 했는지에 대해선 증언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일부 소식통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 당국자들과 논의했다고 한 반면, 일부는 머스크가 일방적으로 행동했다고 WSJ에 주장했다.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서로 자기가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책임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정전 협정 체결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끊임없이 전진한다. 거대한 기계와 같다”면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종전을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지원 승인을 늦추고 군사 정보 공유를 제한하기도 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우크라이나 특사는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액시오스는 그가 이 자리에서 미·중·러 3자 정상회담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회담이 미국·소련·영국 정상들이 모여 한국과 폴란드 등 약소국의 운명을 결정했던 ‘얄타 회담’의 21세기 버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