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한국 빚투 현황과 주가 방향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입력 2026-10-31 07:04

[표1]은 1998년 초 이후 미국 주식 신용잔고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과 S&P500 추이다. 신용잔고 증가율은 적극적 투자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주식시장의 고점·저점 전망에 유용하게 활용됐다. 올해 5월 말 증가율은 54%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해 9월 말 31%를 기록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투자심리의 과열 여부 판단에는 전년 동기 대비 신용잔고 증가율 40% 기준이 적절해 보인다. 1998년 초 이후 증가율이 40%를 넘었던 경우는 올해를 제외하고 모두 다섯 차례 있었는데, 올해 5월 고점 54%보다 높았던 시기는 2000년(최고 72%), 2007년(58%), 2021년(63%) 이렇게 세 차례밖에 없었다.

증가율 40% 이상 5번의 사례 중 두 차례는 증가율과 주가의 고점이 동시에 왔고, 두 차례는 증가율 고점이 주가 고점보다 2~3개월 먼저 왔다. 2021년의 경우에만 증가율이 주가 고점보다 9개월 선행해, 증가율 고점이 꺾인 후에도 상당 기간 주가 상승이 있었다.

2021년 말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는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0%대, 미국채 10년 금리는 2% 내외 수준에 불과했다. 따라서 신용잔고 증가율이 꺾인 후에도 평균적인 경우보다 주가 상승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다.

올해 10월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 미국채 10년 금리는 5%대로 2022년 당시보다 훨씬 긴축적인 상황이다. 올해 5월 신용잔고 증가율 고점 이후 벌써 5개월 지났고 아직 미국 주가는 큰 하락 없이 여전히 고점 부근에 있음을 고려하면, 적어도 신용잔고 사이클 관점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최소 10% 이상의 조정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표2]은 1998년 이후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전년 동월 대비 신용잔고 증가율과 코스피(KOSPI) 추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보다 변동성이 높기에 투자심리의 과열 여부 판단에 있어 증가율 100%를 기준으로 했다.

증가율이 100% 넘었던 경우는 올해를 제외하고 모두 여섯 차례 있었는데, 다섯 차례는 고점 이후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있었고 2010년에만 10% 내외의 등락·기간 조정 장세를 보였다. 올해 증가율은 5월 말 164%로 고점을 찍고 10월 19일 현재 53%까지 하락했는데, 코스피가 6월 22일 고점에서 하락을 시작한 걸 생각하면 매우 정확한 시장 예측 지표였던 셈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코스피의 의미있는 상승은 신용잔고 증가율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때 시작됐는데, 현재는 증가율 하락 중기로 추가 하락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코스피는 고점 이후 이미 40% 가까이 하락했던 터라 추가 조정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지만, 미국 시장의 조정이 시작되면 코스피만 버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대정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문대표 전무, CFA